사설

[사설]겨울철 가축질병 비상, 방역체계 바로 세우려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이 잇따르고 있지만 강원도 내 가축방역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일선에서 겨울철 가축질병에 대응해야 하는 방역공무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은 방역체계의 구멍이 아닐 수 없다. 국회 소병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8월 기준 도내 가축방역관은 공무원 76명과 공중방역 수의사 40명 등 총 116명이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른 도내 가축 방역관 적정인원 228명보다 112명이나 부족하다. 특히 태백시를 비롯해 홍천군과 평창군, 정선군, 철원군, 화천군 등 6개 시·군은 가축방역관이 1명도 없어 가축 관련 대규모 질병 발생 시 전문인력 부족으로 인한 적기 대응에 차질도 우려된다.

가축방역관은 가축방역 사무를 처리하는 인력이다. 업무 부담과 지방정부 예산 부족 탓에 수의사들의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축산 분야 종사 수의사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경우 축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공 차원에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축방역관이 부족한 것은 근무지가 도시에서 멀고 일이 고된 데다 민간 동물병원에 비해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인원이 적다 보니 야근이 잦고 주말도 없이 대기를 해야 하는데도 급여 이외의 한 달 업무 수당은 2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자체는 50만 원을 주기도 하지만 격무를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 같은 대형 동물을 채혈하다가 뒷다리에 차이는 등 부상의 위험이 큰 것도 가축방역관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가축전염병 발생 위험성이 큰 겨울철에 대비해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추위가 시작되면서 겨울철 불청객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때다. 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인해 현장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제1종 가축전염병에 해당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구제역 등의 경우 동절기 발병률이 높은 데다 일단 발생하면 살처분 외에 마땅한 대처 방법이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의 생명과 먹거리 안전이 달려 있는 가축방역체계를 바로 세우려면 가축방역관의 처우부터 개선해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또 하나의 상처, ‘강제징집과 녹화사업’

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