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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자율주행 시대의 첫 단추

최상호 한국국토정보공사 강원지역본부장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상상 속에만 존재했었다. 2022년 현재, 아직 완전한 단계는 아니지만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은 이미 자율주행의 시대에 들어섰다. 자율주행 기술은 향후 몇 년 안에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 우리가 손을 놓고도 운행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 것이다. 자율주행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국가 도로망 디지털 트윈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로정보는 각 지방의 관리청이 따로 관리하고 있어 전체 도로를 포괄하는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가 도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임에도 불구하고 고속국도와 국도 외에 지방도, 시․군도는 관할 지자체에서 도로 유지, 관리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통합적인 도로정보의 관리가 어렵다.

하지만 자율주행의 원활한 도입을 위해서 통합된 데이터의 구축은 필수이다. 통합된 도로정보는 비경합성(소비자가 늘어나더라도 기존 소비자의 소비량이 줄지 않는 속성)과 배제불가능성(대가를 치르지 않은 사람이라도 해당 서비스에서 배제할 수 없는 속성)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공공재적 성격을 띠는 디지털 SOC의 일환이다. 또한 데이터가 수시로 갱신되어야 하기 때문에 민간에서 이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므로 정부는 시장실패를 막고 민간부문에서의 혁신을 위해 국가 도로망 디지털 트윈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 도로대장 정보체계 운영 및 관리 업무를 위탁받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는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에 중요한 토대가 된다.

국가 도로망 디지털 트윈 사업을 통해 효율적인 도로 관리가 가능해져 자율주행의 안전성 제고에 큰 도움을 준다. 전국의 고속국도, 국도, 지방도, 시․군도 등 모든 도로를 디지털화하여 통합된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이 가능하며 이는 도로 유지관리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교통흐름 및 교통사고 분석을 용이하게 한다. 디지털 대장으로 전국의 도로를 관리하고,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받는다면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렇게 구축된 통합 도로망 데이터의 기반 위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활용될 ICT 첨단 기술의 발전 또한 이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I를 기반으로 하는 도로시스템을 통해 도로 상황을 파악하고 개별 자동차에 해당 정보를 전송한다면 자동차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 순식간에 데이터를 학습해 마치 철새가 이동하듯 자율주행을 통한 막힘없는 도로의 순환도 머지않은 미래의 일일 것이다.

전국 도로정보를 하나로 묶는 국가 도로망 디지털 트윈은 그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사업을 통해 구축된 데이터를 정부와 지자체에서만 가지지 않고 민간에까지 개방하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자율주행의 성공적인 도입에 이용할 뿐만 아니라 가상․증강현실, 메타버스 등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영역으로도 신규 사업의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 이번 정부의 국정 목표 중 하나인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의 한 단편인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자율주행의 시대, 국가도로망 디지털 트윈이 첫 단추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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