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강원의맛·지역의멋]쪽빛바다·은빛파도 그리고 노을빛 커피…향긋한 매력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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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자극 디저트 카페

오후 4시, 바다가 막 붉은 빛으로 물드는 준비를 하고, 어선은 해 지기 전 돌아갈 채비를 서두르는 시간이다. 해변가 인근 카페에 느긋이 앉아 고성의 바다를 즐기기 좋은 4곳을 소개한다.

테일 - 가진해변 인근 아늑한 시골집 풍경

핸드드립 커피에 마들렌 '피크닉세트' 인기

에이프레임 - 벽면 가득 서핑보드 알록달록

넓은 통유리창 밖 겨울바다 감성 자극

드레 - 공현진해변 인접 2층집 개조 이색적

청양푸실리파스타에 계절수프 비건 음료까지

스위밍터틀 - 아야진해변 한눈에 절경 그대로

커피부터 어린이 위한 티 음료까지 다양

■가진해변

고성군 죽왕면 가진리에 자리한 가진해변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곳이다. 카페 테일과 바다역 앞 가진해수욕장은 해안선의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하지만 품고 있는 바다만큼은 넓고 깊다. 오후 4시30분, 모래사장에 앉아 잠시만 추위를 참고 담요를 뒤집어 쓰고 숨죽여보자. 작은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노을이 지려는지 멀리 피어오르는 불그스름한 기운과 파도가 만드는 아름다운 물결의 음영을 감상할 수 있다. 인근의 가진리 대형 카페 에이프레임과 스퀘어루트 앞으로 펼쳐지는 모래사장은 누군가 '가진롱비치'라고 이름 붙일 만큼 깨끗한 모래사장과 긴 해안선을 갖고 있다.

#테일=고성 죽왕면 가진해변 인근의 이 카페는 마치 오래된 시골집 같은 풍경을 하고 있다. 민트 색깔 지붕의 조그마한 카페의 작은 마당을 지나 카페 문을 옆으로 밀고 들어가면 낮은 천장을 가진 공간이 나온다. 가정집을 연상케 하는 아늑한 공간의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도자기가 눈에 띈다. 2017년 문을 연 이 카페는 도자기를 굽는 곽용인(34) 대표와 가족들이 운영하고 있다. 카페 이름인 ‘테일(TAIL)’은 곽 대표의 도자기 브랜드이름이자 그의 반려견 이름이기도 하다. 테일의 메뉴로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내린 핸드드립커피와 가게 이름을 딴 크림과 시나몬이 들어간 달달한 테일라떼, 쑥라떼 등이 있는데 함께 내 주는 잔은 곽 대표가 구운 도자기다. 특히 테일은 피크닉 세트로 유명하다. 카페 내에서는 바닷가가 보이지 않지만 몇 발자국만 가면 가진해변이 반겨준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자그마한 해편이다. 피크닉 세트를 시키면 음료, 작은 마들렌과 함께 바구니, 돗자리를 대여할 수 있는데 해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해변에 알록달록한 돗자리를 깐 후 담요를 덮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바다를 보면 어렸을 때 소꿉놀이를 하는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 파도에 일렁이는 노을빛, 바다의 짭조름한 냄새와 라떼의 맛, 피부에 닿는 바람의 온도까지 감각에 집중하다 보면 잠시나마 근심도 씻겨나가는 기분이다.

#에이프레임=드넓은 고성의 해변을 오래도록 볼 수 있는 대형 카페다. 1층의 넓은 주차장을 지나 2층에 들어서면 넓은 통유리창을 통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카페 안 쪽으로 들어서면 2층과 3층을 잇는 공간이 특이하다. 벽면에는 서핑보드가 알록달록 장식돼 있어 물결치는 바다를 배경으로 보드를 타고 바다를 즐기는 상상을 하기 좋다. 지금은 겨울을 맞아 보드들이 산타 모자를 쓰고 흰 수염을 달고 있는 귀여운 모습이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자 테이블로도 활용될 수 있는 공간에서도 앉아서 먼 바다를 바라볼 수도 있고, 3층에 올라 통유리창 앞에 자리를 잡거나 옥상에 올라가서도 푸르른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2020년부터 문을 연 이 곳은 수플레카푸치노, 흑임자 크림커피, 생아보카도커피 등이 눈길을 끄는 메뉴다. 특히 수플레카푸치노는 카푸치노 거품이 조금은 단단한 구름처럼 올라가 있고 흑임자 크림커피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흑임자크림과 커피 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데, 두 커피 모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입 마시고 있자면 모래에 부딪히는 파도의 포말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야진·공현진해변

속초에서 페달을 밟아 위쪽으로 6km정도 향하면 국도 7번에서 약 500m 지점에서 야야진해변이 반겨준다. 깨끗한 백사장에 드문드문 위치한 크고 작은 바위는 마치 징검다리마냥 이어져 감성을 자극하고, 거북이 동상은 이곳이 과거 구암해변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여기서 조금 더 위쪽으로 차를 몰면 공현진해수욕장이 나오는데, 소나무숲이 우거진 고즈넉한 해변가에서 겨울 정취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동해안의 명성처럼, 야야진·공현진해변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감성을 즐기기 좋은 핫스폿이 즐비하다.

◇카페 드레의 청양푸실리파스타와 꼬마루꼴라샐러드.

#드레=공현진해수욕장에 인접한 바닷가마을, '이런 곳에 무엇이 있을까?' 싶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카페다. 야트막한 가정집 사이에 놓인 입간판을 지나, 어딘가 친숙한 느낌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드레의 마스코트 반려견 '테일'이 꼬리를 흔들며 손님들을 맞아준다. 2층짜리 옛집을 통째로 개조한 공간은 특별한 감성을 자아낸다. 손때 묻은 원목 계단과 나무샷시는 친숙한 할머니 집을 연상케하고 구석구석 공간에 놓인 트렌디한 아이템들은 도시의 힙한 카페를 찾은 듯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성으로 귀촌한 친구를 따라왔다가 발이 묶였다는 길고은(36)씨의 취향이 구석구석 묻어있다. 메뉴 또한 흔한 것이 없다. 시그니처 메뉴라는 감자타르트는 파사삭 부서지는 타르트지 속 부드러운 감자크림이 입맛을 돋구기 딱이다. 또 다른 인기메뉴인 계절수프는 이름처럼 계절에 따라,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 다른 맛으로 내놓는 것이 특징. 계절수프 종류 중 하나인 로제수프는 토마토와 크림을 섞은 익숙한 맛에 가람마살라 등 향신료를 첨가해 이국적인 향까지 잡았다. 브런치, 혹은 오후 간식을 즐길 겸 드레를 찾은 사람이라면 청양푸실리파스타를 추천한다. 살짝 단단하게 삶아낸 푸실리파스타에 청양고추를 더한 매콤한 소스로 맛을 냈다. 한 번 맛보면 예상 밖의 강한 매콤함에 깜짝 놀라게 된다. 빵을 곁들여 나와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 좋다. 바닐라 레몬주스, 패션후르츠칠러 등 여느 카페에서 맛보기 힘든 비건 음료로 마무리를 해주면 행복한 오후가 완성된다.

◇통창 너머 쪽빛 바다를 가득 담은 카페 스위밍터틀.

#스위밍터틀=야야진해변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다. 해질녘 통창으로 해변을 보고 있노라면 일상의 근심 걱정이 달아날 정도로 절경이다. 귀여운 거북이 마스코트가 손님들을 반기고,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는 구조도 재미를 더해준다. 아메리카노, 롱블랙, 플랫화이트, 라테 등 일반적인 커피 종류와 어린이도 마실 수 있는 티 종류가 함께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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