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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7일 귀국했다.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H조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포르투갈전에서 손흥민의 70m 드리블에 이은 패스와 황희찬의 역전골로 완성된 ‘도하의 기적’. 0대4로 뒤지고 있던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백승호가 보여준 통쾌한 중거리 슛. 대표팀과 국민이 함께 뛴 월드컵의 아름다운 여정은 끝났지만 그 감동은 잊지 못할 것이다. ▼“한국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다.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BBC의 축구 분석가로 활동하며 이번 월드컵 눈부신 적중력으로 ‘인간 문어’로 불리고 있는 크리스 서튼이 대한민국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과 투혼에 보낸 찬사다.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2022 카타르월드컵에 나선 명장 루이스 판 할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16강전에 대해 “한국이 공격축구를 했고, 브라질은 역습했다”고 평가했다. ▼한때는 ‘고집’이라고 불리던 벤투 감독의 리더십은 이제 ‘뚝심’이라고 여겨진다. 2002년 4강 신화를 이룩한 히딩크 감독과도 닮았다고 한다. 강팀과의 평가전을 고집해 체코 대표팀에 0대5, 프랑스 대표팀에 0대5로 지면서 별명이 ‘오대영 감독’이었던 히딩크. 기자들이 ‘강팀을 상대로도 기존의 빌드업 축구를 고수할 거냐?’고 물었을 때 “스타일을 지금에 와서 바꾸는 것은 말이 안 된다”던 벤투. 두 감독 모두 대한민국의 축구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이 강호 포르투갈을 이기고 사상 세 번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당시 선수들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힌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 ‘중꺾마’라는 줄임말이 확산되면서 회자되고 있다. 이제 이 말은 대한민국의 투혼과 불굴의 투지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됐다. 대한민국의 월드컵은 4년 후에 계속되겠지만 모두가 어려운 지금,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대한민국과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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