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1,400여 편의 동시를 보내왔다. 풍성한 동시 잔칫상을 마주한 것처럼 심사위원들의 마음도 심사 내내 풍요로웠다. 끝까지 남은 작품은 ‘징검돌’, ‘보름달과 전깃줄’, ‘풍뎅이’, ‘공’, ‘인디언들도 실뜨기를 했대’ 등이다. 모두 문학성을 갖춘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당선작으로 모자람이 없다. ‘보름달과 전깃줄’은 동화적인 상상력이, ‘풍뎅이’ 와 ‘공’은 개성적인 비유와 묘사가 빛나는 발랄함이, ‘인디언도 실뜨기를 했대’는 재미와 신선함으로 눈길을 잡았다. 장시간의 논의 끝에 허은화의 ‘징검돌’을 윗자리에 놓았다. ‘징검돌’은 쉬고 맑은 언어로 풍경 속에 깃든 동심을 풀어냈다. 징검돌이 멱 감는 아이들이 되는 발상이 독특하다. 자연은 존재만으로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임을 보여준다.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고민해야 할 우리에게 건네주는 아름다운 영상 같은 동시다. 무엇보다 오랜 습작 과정을 거친 듯 보내온 작품의 수준이 모두 고르다는 점을 높이 샀다. 당선을 축하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