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자연과 공존하지 못하는 인류에 경고와 함께 연대의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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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까지 금호미술관 기획전 ‘어떤 삶, 어떤 순간’
강원 거점 활동하는 홍나겸 작가 ‘솔라스텔지아’ 공개

◇서울 금호미술관 기획전 ‘어떤 삶 어떤 순간, Our Lives, Our Moments’에서 ‘솔라스텔지아-그리고 우리는 살아지고 우리는 사라지고’를 선보이고 있는 홍나겸 작가.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삶, 태도는 어떻게 변화될까. 오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어떤 삶, 어떤 순간 Our Lives, Our Moments’에서는 이를 가만히 사유해 볼 수 있는 작품이 있다.

춘천, 강릉, 동해에 작업실을 두고 강원도 영동과 영서를 넘나들며 활동중인 홍나겸 작가의 ‘솔라스텔지아-그리고 우리는 살아지고 우리는 사라지고’다.

미디어·영상 작가로 참여한 홍 작가는 14m에 달하는 대형 와이드 스크리닝에 총 33분 14초의 작품을 공개한다. 강원국제트리엔날레 2021에 선정됐던 작품으로 강원도에서 촬영, 녹음됐다. 전시장 2층에 올라가 보면 마치 열화상 카메라가 연상되는 붉은 필터 속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영상, 강원도의 빛과 소리를 담은 자연의 영상이 끊임없이 교차한다. 자연과 공존하지 못하는 인류에게는 강력한 경고, 재난과 참사를 겪은 인류에게 위안과 위로를 동시에 건네는 듯하다.

◇홍나겸 作 ‘솔라스텔지아-그리고 우리는 살아지고 우리는 사라지고’

영상 속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뒤로 걷다가 어디론가 빨려들 듯 하다 곧 사라진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많은 재난이 우리 일상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고 그로 인해 자연을 비롯한 우리의 삶도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음을 떠올리게 된다. 동해·삼척동굴에서 녹음한 동굴 사운드의 공명은 마치 기후 재앙의 마지노선을 알리는 경고음으로 작동한다.

솔라스텔지아(solastalgia)는 환경 변화로 초래하는 정서적 또는 실존적 고통을 의미한다. 홍 작가는 긴 장마, 태풍, 산불과 같은 재난을 목도, 코로나 19에 이르러 강도 높은 솔라스텔지아를 경험하며 고통을 극복하고 상실감을 겪은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자 작품을 만들었다.

◇홍나겸 작가의 작업 모습.

이번 기획전에는 홍 작가외에도 강운, 박주애, 엄유정, 이성웅, 차현욱, 홍지윤 작가가 참여,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보여준다. 미술애호가로 알려진 방탄소년단(BTS) RM도 전시에 다녀가는 등 입소문을 타고 있다.

홍 작가는 “이 작품은 자연재난뿐만 아니라 모든 재난과 참사로부터 견뎌낸 우리 모두의 삶에 대한 찬가(讚歌)다. 한 줌의 빛으로 살다 사라진 하나뿐인 삶을 살아낸 대자연의 모든 생명들에 대한 송시(頌詩)”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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