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 년 후까지의 큰 계획이라는 뜻으로 앞일을 미리 준비하여 방법이나 절차를 세우는 것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당장의 필요에 의한 방안을 모색하기 보다는 먼 앞날까지 미리 내다보고 세우는 크고 중요한 계획이다. 특히 교육에 대하여 백년대계는 중요시 되어 왔다. 교육은 그만큼 개인과 조직과 사회, 국가의 장래에 끼치는 영향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백년대계가 어찌 교육에서 뿐이랴. 사회의 모든 분야에 백년대계의 지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먼 앞날까지 미리 내다보고 세우는 크고 중요한 계획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을 수립하는 일이야말로 백년대계일 것이다. 강원도라는 명칭이 628년 만에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이름으로 6월 11일부터 바뀌게 된다. 100년 후의 강원도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이 될까. 그것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출범을 앞두고 세우는 비전에 의해서 크게 좌우될 것이다. 지금 당장의 시각이 아닌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비전으로 강원특별자치도의 출범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강원특별자치도에 대한 비전을 세우고 미래세대의 꿈을 담았으면 좋겠다. 따라서 당리당약과 사리사욕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비전과 일맥상통해야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100년을 향하여 나갈 미래 비전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었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일으켜 세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직도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국가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천년 민족사에서 6.25전쟁만큼 민족적인 상처와 고통을 안겨준 사건이 또 있을까.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운 것도 아니고 이념과 사상, 이데올로기적 갈등으로 인하여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한 6.25전쟁은 결코 다시 겪어서는 안 될 일이다. 올해는 정전 70주년을 맞는다. 따라서 분단도로서 새롭게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을 통일과 평화로 지향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6월11일에는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되고 7월27일은 정전협정일 70주년이다. 따라서 강원특별자치도의 출범의 의미를 강원도만의 미래비전이 아닌 정전 70주년의 의미를 담아 대한민국의 국가적 비전으로 승화시켜보자. 분단된 한반도의 허리를 잇겠다는 통일조국의 비전을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에 우선순위로 담아 넣기를 제안해 본다. 왜냐하면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을 겪다가 가까스로 맞이한 일본압제의 해방도 잠시뿐, 분단에 이어 겪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도 70년의 정전상태로 분단과 대치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이제야말로 분단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가 되었다. 정전70주년을 넘어 이제는 통일로 가야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 등 여타의 광역특별자치시도와는 다른 지정학적 위치와 조건으로 강원특별자치도는 북한과 직접적으로 접해 있는 분단도이기에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은 대한민국의 비전과 일치된 사명이 담겨야 한다. 각계 분야에서 강원도의 특별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 평화, 통일, 문화, 교육, 관광, 환경, 산림 등. 그러나 특별한 것 중의 특별한 것은 접경지역의 경제적 낙후와 안보불안, 군사시설보호법 규제 등을 해결할 통일과 평화를 향한 혜안이 담겨있지 않고서는 강원도의 특별함, 강원도다움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강원특별자치도의 백년지대계에 분단상황을 극복하여 통일된 한반도의 비전을 담아 완전한 독립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비전이 담겨져야 한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우리 민족이 이제는 ‘대한통일만세’를 외쳐야 할 때이다. 일제의 폭정에서 벗어난 광복은 완전한 독립이라고 할 수 없다지만, 한반도 통일은 우리민족에게 완전무결한 독립을 가져다 줄 것이다. 따라서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은 당리당략과 좌우진영의 논리를 떠나 국가적이고 민족적인 의식으로 100년, 그 이상을 내다보는 대계의 지략이 절실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통일의 노래’를 몇 세대를 넘어 온 국민이 얼마나 불러 왔던가. 이토록 간절했던 민족의 소원인 통일을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과 목표로 삼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강원특별자치도민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도 향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