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춘천 커피 문화 리브랜딩과 MBTI

양오석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우리나라 커피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올해 약 9조 원 수준으로 국내 커피 산업의 시장 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디오피아 커피와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춘천에는 680개가 넘는 카페가 자신만의 손맛을 자랑하는 맛있는 커피를 손님들에게 내어주고 있으며, 이 가운데 530여 개 카페가 SNS 활동으로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고, 60여 개 로스팅 커피 업체가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는 바디감, 신맛, 향을 기준으로 종류가 다양하고, 커피를 내리는 도구나 커피를 마시는 방법에 따라 더 다양해진다. 커피 향미는 기본적으로는 8가지를 시작으로 16가지, 그리고 수십 가지로 다시 세분화된다. 구운 맛, 향신료, 견과류(코코아), 달콤, 꽃 향, 과일 향, 신맛, 녹색 향(야채) 등 8가지를 바탕으로 각각의 맛과 향을 블렌딩하면 2,916가지 유형이 가능해진다. 벨기에 여행을 해 본 사람은 오줌 누는 소녀 동상 앞에 있는 3,000가지 맥주를 내어주는 바를 기억할 것이다. 우리 춘천에는 없지만 3,000가지 커피를 블렌딩하는 커피 바를 찾는 사람이 있을 법도 한데 그러려면 우선 우리가 춘천의 뿌리 문화 중 하나인 커피 문화를 리브랜딩(Rebranding)해야 한다.

브랜드를 혁신적으로 재창조하는 리브랜딩이 가져다줄 효과에 관해서는 넥센타이어 사례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우리에게 잊혀진 우성타이어는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으로 조직개편과 자원의 효율적 활용,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전략을 체계적으로 변환하고, 상호를 넥센으로 바꾸는 한편 경영실적 발표 등 고객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노력으로 리브랜딩에 성공했다.

춘천이 취할 수 있는 리브랜딩 전략은 많겠지만 우선 춘천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재미’를 제공하는 길이 좋을 것 같다. 커피를 아는 사람들과 필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춘천 리브랜딩을 위한 ‘재미’ 전략으로 ‘커피 문화 제자리 찾기(Bringing the Coffee Culture Back In)’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 첫 순서로 마련된 것이 ‘커피 MBTI’이다. 커피 MBTI는 개인 성격 유형에 따른 커피를 매칭시켜주는 일종의 놀이(Play)이다.

간결성을 위해 16가지 MBTI 유형을 다시 8가지로 축소 정리하여 기본 커피 유형(8가지)과 매칭시켰다. 커피 맛과 향을 신맛(구수한 맛)과 과일 향(너트향)으로 양분하여 2X2 매트릭스로 구성하였고, 각 쿼드런트에는 커피 전문가가 추천하는 커피(블루마운틴, 과테말라, 콜롬비아, 브라질, 엘살바도르, 게이샤, 케냐, 에티오피아)를 소개했다.

필자와 같이 MBTI가 INFJ이라면 신맛이 덜하고 과일 향이 있는 블루마운틴이나 과테말라 커피가 잘 어울린다. ENTJ의 경우에는 신맛이 있고 과일 향이 좋은 엘살바도르나 게이샤가 잘 어울린다. 조금은 오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춘천을 찾는 사람들에게 작은 재미를 주고, 또 춘천 커피 문화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다. 대룡산 지킴이와 함께 만든 커피 MBTI는 현재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이 등록된 상태다.

◇개인 성격 유형에 따른 커피를 매칭시켜주는 '커피 MB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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