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월요칼럼]반도체교육센터 출범과 강원의 미래

문규 한림대 명예교수

올 1월27일 강원도에서는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반도체교육센터 출범식 및 강원형 반도체 공유대학 협약식’이 그것이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공직자와 정치인 그리고 대학과 고교, 관련기관을 대표하는 분들이 함께 강원도의 새로운 먹거리, 반도체산업에 대한 비전을 선포했다. 40년 전 국내의 한 대기업이 과감히 반도체산업에 첫 발을 내디디며 우리나라의 경제 부흥을 불러왔듯이 우리도 이제 40년 후 새로운 강원도, 특별자치 강원도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하고 힘쓰자는 의지의 선언과 함께 서로 축하하고, 동시에 엄숙한 약속과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교육기관장들과 참석한 젊은 세대들과의 토크콘서트를 통해 청년층은 미래의 꿈을 특별자치 강원도에서 앞으로 어떻게 이루고, 반도체기술교육이 도내 교육기관들에서 어떻게 제공될 것인가에 대한 자유로운 분위기의 문답이 이어졌다. 그렇게 강원도 반도체교육센터는 시작됐다.

화제를 조금 돌려 강원도가 자리한 우리나라, 우리나라가 자리한 전 세계의 반도체에 관련된 최근 뉴스의 헤드라인 몇 개를 들여다보자.

‘중국발 위기 대응’... 북미3국 ‘반도체 공급망’ 뭉친다, 전선 넓어진 미·중 반도체 전쟁...중국은 ‘WTO 제소’, ‘반도체 특허가 곧 경쟁력... 소송에 포상까지, 기업·관이 뭉쳤다’, ‘미 백악관 “반도체지원법안 대중국 군사경쟁에 필수적” 주장’, ‘반도체 전쟁, 기술 쥐는 쪽이 결국 승리... 핵심 생산시설 자국 내 유지해야’.

헤드라인에 전쟁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기술전쟁을 뜻하는 말일 것이고, 모든 전쟁이 그렇듯이 전쟁에 참여한 나라들은 승전국과 패전국으로 뚜렷하게 나뉘게 된다. 이 전쟁에서 중간적 입장의 기술중립국은 설 자리가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작금의 반도체시장이 얼마나 긴박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직감할 수 있다. 반도체 전쟁터에서 강원도가 반도체 인력 1만명 양성을 목표로 전국 유일무이한 반도체교육센터에서 강원형 반도체기술교육을 시작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고 타당하다.

문제는 전쟁에 나가는 강원도 병사들에게 어떤 훈련을 시켜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지난 출범식에서의 결의와 열띤 열기를 잘 살려서 강원도는 반도체 군사를 키우는 데 있어 효율적이고, 특별자치도의 다가올 미래환경에 적합하며, 무엇보다 실현 가능한 장단기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헤드라인뉴스에 걸맞게 단순히 국가 차원을 넘어선 국가들이 뭉친 거대한 국가연합들이 참여하는 전쟁의 진행 상황을 잘 살피고, 강원도병사는 어떤 전투에 어떻게 투입이 되어야 전쟁에서 이기고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반도체 회사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인력과 미래 반도체시장을 예측해 필요한 부분을 신중하게 선택하여 가르쳐야 하며 이를 가르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어떤 시설이 필요하며, 교육인력의 확보와 생산될 교육생들의 취업환경도 동시에 조성해야 한다.

반도체산업은 최첨단 기술산업인 동시에 고가의 장치산업이다. 나노 단위를 따지는 초정밀 반도체기술 인력 양성사업 또한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며, 정밀한 접근방식이 요구된다. 강원도만의 특별한 색채를 가지되 중장기적으로 실현 가능한 기획안을 세워야 한다.

이제 강원형 반도체교육센터를 통해 반도체 관련 기업의 유치와 이를 통한 반도체클러스터 특화단지의 청사진을 펼치고 40년 후 강원도 미래먹거리를 함께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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