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최근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 모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13일 "이 대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와 조폭의 그림자는 마치 영화 '아수라'처럼 등골이 오싹하고 섬뜩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도왔던 측근 5명이 잇따라 숨진 일을 거론하며, "진실을 이기는 권력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남긴 유서에는 불리한 상황에서 측근들을 버리고 책임을 부하직원에게 전가하는 이 대표에 대한 서운함이 담긴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며 "부하 잘못에 대해서도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이 장수의 기본자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거꾸로 자신의 책임에 속하는 사항까지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니 장수로서 자격 자체가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벌써 5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자신을 도왔던 측근에 대한 비보가 전해지는 가운데서도 이 대표는 현장 최고위를 한다면서 경기도를 찾아 되레 검찰 수사를 비난하기까지 했다"며 "간접 살인의 책임을 져야 할 분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참담함은 상식을 가진 민주당 내 일부 지각 있는 의원들도 느끼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카페에서 당권을 두고 경쟁했던 안철수 의원과 만나 20분 가량 회동했다. 구자근 당 대표 비서실장,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도 함께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를 마치자마자 바로 글을 올리시면서 큰 틀에서 하나가 돼서 내년 총선을 위해서 힘을 합치자고 말해주셔서 격려가 됐다"고 거듭 사의를 표했다.
안 의원은 "다시 한번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지금부터는 당이 화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의논드리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안 대표님께서 오랫동안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신 선거 최고 경험자니까 가르쳐주시면 잘 실천하겠다"고 예우했다.
김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한 식구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많은 자산을 가진 안 대표님을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안 의원은 "당내 경선이니까요"라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예방을 받고 당정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약속했다.
김 대표와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정부여당이 앞장서서 당면한 경제 위기·민생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정부의 3대 개혁과제(노동·연금·교육)를 성공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탄핵소추 문제에 행정안전부 공백까지 생긴 상태에서 총리가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인사했다.
김 대표는 "빨리 민생경제를 체감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조하고 유기적으로 건강한 당정관계가 수립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에서도 이제 체제가 정상적으로 정비된 만큼 민생현장에서 국민이 가장 원하는 요구 사항들, 민심을 잘 담아내고 그에 관련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면서 당정 간 협의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신임 지도부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김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당선을 축하하고, 앞으로 당정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만찬을 전후해 윤 대통령과 김 대표 간 별도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