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The 초점]원주교육지원청 이전이 백년대계인 이유

박길선 도의회 교육위원장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 온기가 묻어나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원주교육지원청 10년 숙원사업인 청사 이전 현안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는 듯 하다.

원주시 명륜동에 위치하고 있는 원주교육지원청 청사는 1978년에 문을 열었다. 당시 원주시의 인구는 12만6,000여명이었고 원주교육지원청 교직원은 83명 이었다. 45년간 원주교육지원청은 원주시 교육의 심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리고 2023년의 원주는 총 인구수 36만933명으로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30만이 넘는 도시로, 인구소멸이 가장 큰 과제로 급부상하는 상황에도 유입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비전있는 도시로 성장했다.

도시 팽창에 따른 인구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교육행정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현재 원주교육지원청 교직원 수는 152명으로 개청 당시보다 2배가량이 늘었다. 기관의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몸집도 불어나 물리적 공간부족과 건물 노후화 문제로 원주교육지원청은 현재 몸살을 앓고 있다. 이렇게 더는 미룰 수 없는 청사 이전이 가시화 되고 있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청사 이전 후보지로는 두 곳이 물망에 올라 있다. 바로 학성동의 옛 학성초등학교 부지와 관설동에 위치한 영서고등학교 실습지 부지이다. 두 부지를 직접 둘러보니 각각의 입지적 장점들이 있어 보인다. 학성동의 옛 학성초교 부지는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구도심지역에 있기는 하나 도시의 중앙에 위치해 있고 원주IC와도 접근성이 양호하며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된다면 향후 주변 인프라 또한 풍부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관설동 영서고교 실습지 부지는 동남부에 위치해 있어 혁신도시와 연계한 교육행정서비스의 기반 마련이 가능하고 주변 도로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교통망도 양호하다. 어디로 이전을 하더라도 각각의 장점들로 기관의 역할 수행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요건이 비등한 상황이라면 원주교육지청의 입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를 다시 짚어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원주교육지원청은 그 자체로 원주 교육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강원특별자치도 시대를 맞아 강원도와 강원도의 교육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뿐만아니라 강원도 학생의 학력을 끌어올리고자 학부모와 교육계가 함께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년 학령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강원도의, 원주의 자산은 미래를 일구어갈 학생들일 것이다. 학생이 줄어들어 우려되는 면도 있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케어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갖추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주교육지원청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 환경을 경험하고 꿈을 키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원주 교육의 컨트롤 타워로서 중심의 위치에 바로서야 한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뿐만 아니라 시민이라면 누구나 원주시 어디에서든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물리적 위치는, 실제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이점과 더불어 교육이 원주시의 중심에 있다는 인식을 높여줌으로써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나아가 살기 좋은 도시 이미지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면면이 들여다보고 시민들의 공감과 기대, 그리고 교육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적합한 부지가 선정되길 바란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원주교육지원청의 새 둥지는 원주시 교육의 백년을, 백년 너머를 설계하는 초석이 되어야 한다. 원주시와 원주교육지원청은 시민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 100년은 능히 원주 교육을 지탱할 수 있는 신청사를 마련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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