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왜 계획대로 날지 않았을까…‘비행계획서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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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추락 사고 헬기 비행계획과 달리 운항
지난해 11월 양양 헬기도 비슷해 “점검 필요”

◇ 15일 오전 7시 46분께 강원 영월군 북면 공기리에서 헬기 1대가 마을회관 인근으로 추락해 잔해가 흩어져 있다.소방 당국은 이 사고로 탑승자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화재 등 2차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영월에서 추락한 민간 헬기가 항공 당국에 제출됐던 비행계획서와 다르게 운항돼 관련 제도의 허점이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양양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지 4개월 만에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제도 점검이 필요한 실정이다.

16일 항공 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영월군 북면 공기리에서 추락한 AS350B2 기종 민간 헬기의 비행 규칙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서울지방항공청이 조사 중이다.

사고 헬기는 이륙 전 김포항공관리사무소에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춘천, 홍천, 인제, 화천을 순찰 관리하겠다"는 비행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실제로는 화물 목적으로 영월에서 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27일 양양에서 발생했던 민간 헬기 추락사고도 비행계획서에는 기장과 정비사 2명만 탑승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실제로는 3명이 추가로 탑승해 구조 당시 혼선을 겪었다.

항공안전법 및 시행규칙에 따르면 비행계획서에는 예정항공로, 총 예상 소요 비행시간 등을 명시해야 하고, 제출된 비행계획을 지켜야 하는 준수 의무도 있다. 이를 위반하면 자격 효력정지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비행계획서는 항공기 충돌 방지, 조난 사고 발생시 대처를 위해 중요하지만, 양양과 영월 헬기 추락사고로 허점이 드러났다.

문제는 '준수 여부'는 일일이 점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이륙하는 항공기가 하루에만 2,000여대" 라며 "비행계획서 준수 여부를 일일이 점검하는 것은 행정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항공 종사자들은 이처럼 비행계획서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았다. 자격 정지 등 처벌 조항이 무겁고 사고 발생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준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사고'가 4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발생하며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안전 규칙 준수 의지가 전반적으로 느슨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고"라며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 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정황상 영월 사고 헬기는 송전탑 고압선에 날개 부분이 부딪히고 뒤집혀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양양 사고 헬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영월 헬기도 비행기록장치(블랙 박스)가 없어 사고 원인 규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항공기 사고 원인 규명은 1년 이상 소요된다. 조사위 관계자는 "기체 결함 여부나 당시 기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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