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펫밀리]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이형재·정지인 작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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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개 자유롭개' 유기견 입양 40년째
15마리 모두 제 자식 댕댕이 엄마라 행복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유기견들을 입양해 키운 겸로 이형재·이현 정지인 작가 부부. 긴 세월 동안 15마리의 강아지를 품었고 이 중 13마리가 두 사람의 품에서 떠나 지금은 ‘아라’와 ‘까비’ 두 마리가 부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 작가와 정 작가 부부를 지난 7일 겸로 화실에서 만났다. 화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긴 세월 동안 품었던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미를 잃은 아이를 데려와 예삐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하루에 6번 우유를 먹이며 키운 것을 시작으로 유기견들을 입양하기 시작한 정 작가가 유기견들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까비는 길거리를 떠돌다가 잡힌 아이였다”고 이 작가가 지난해 4월에 입양한 강아지 ‘까비’와의 첫 만남을 술회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데려온 아이였는데 길에서 쓰레기를 뒤지며 생존하던 습관 때문에 한동안은 쓰레기통을 뒤지고 봉지를 뜯으며 마늘이나 과일 껍질같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먹으려고 했다”고 이 작가는 까비의 당시 모습을 설명했다.

“지난해에 떠난 까몽이는 아프면 버려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지 아무리 아파도 내색하지 않았다”고 정 작가는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부부가 꾸준히 관심을 주고 보살피자 강아지들의 경계심은 어느새 눈 녹듯 사라졌다. “처음에는 자기 방어 기제로 손만 닿아도 깨물던 아이들이 경계심을 내려놓고 저희를 한 가족으로 받아들일 때마다 감동한다”며 “이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했던 것은 사랑과 관심이었다”고 말했다.

강아지들은 부부를 강하게 신뢰하고 친밀하게 생각한다. 부부는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아파트인데도 저희 발소리를 구분하는 모습이 아주 신기하고 기특하다고 했다. 이어 “저희 부부가 차 마시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아이들도 어느새 저희를 따라서 차를 즐겨 마시게 됐다”며 “차 마실 시간만 되면 아이들이 저희보다 먼저 다실에 들어가서 기다리기도 하고 좋아하는 차 종류도 있다”고 이 작가가 덧붙였다.

“전에 키웠던 까미 같은 경우에는 공을 잡는 재주가 뛰어나 KBS 주주클럽에서 ‘강아지계의 이운재’로 출연했다”며 “미미는 집에서 기르는 화초에 꽃이 피는 것을 다른 누구보다도 빠르게 알고 꽃향기를 맡고 있었던 아이였다”고 정 작가가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강아지들이 자식과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부부는 “40년 가까이 유기견들을 데려다 키우다 보니 이 아이들은 진짜 제 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 아이를 떠나보낼 때마다 새로운 아이들이 와서 떠난 아이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것을 보며 먼저 떠난 아이들이 우리에게 슬퍼하지 말라고 새로운 아이들을 보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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