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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로 숨진 피해자 중 정선 임계 육상선수 출신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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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장의 손에 들린 피해자 영정 그림 위로 안 위원장의 눈물이 떨어져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세 피해자 중 정선 임계면 엘리트 육상선수 출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정선 임계면 출신으로 임계중에서 육상선수 생활을 했던 박모(여·31)씨가 지난 17일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모아파트에서 전세 사기 사건에 휘말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박씨는 2019년 9월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남모(61)씨 일당에게 전세 보증금 7,200만원을 건네며 처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후 2021년 재계약을 통해 전세 보증금이 9,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남씨가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되자, 법원은 이 집에 대해 지난해 3월 29일 임의 경매 개시 결정을 내렸고, 이 과정에서 박씨는 피해구제를 받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8,000만원 이하로 정해진 전세 보증금 최우선 변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처지에 내몰리며 안타까운 결심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숨진 박씨는 육상 선수 생활 중에도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부모의 집을 떠나 고모가 있는 부산으로 전학을 갔었고, 주변 도움으로 체육고등학교로 진학한 후 해머 던지기 선수로 전향,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여고부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2010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육상 국가대표로 발탁돼 여자 해머던지기 종목에서 5위를 기록했으며, 부산시청과 울산시청 등 실업 선수로도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를 기억하는 조종목 전 임계중 체육교사는 “중학생 시절 성격이 밝고 운동하기 좋은 신체적 조건을 갖춰 훌륭한 선수가 될 것으로 확신했었다”며 “자랑스런 제자였는데 전세 사기 사건으로 인해 아까운 인생을 마감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건축왕’, ‘빌라왕’ 전세 사기 피해자 3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과 관련해 전세 사기 매물의 경매 일정을 중단하는 방안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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