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주류계의 명품으로 여겨지던 위스키가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세대)의 호응에 힘입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입량을 갈아치웠는데, 혼술·홈술 문화 확산으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춘천 세계주류마켓이 최근 진행한 '위스키 데이' 행사(본보 지난 24일자 5면 보도)에 전국에서 위스키 애호가 3,000여명이 몰려들면서 준비한 물량 5,200여병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날 행사 참가자 대부분은 20대, 30대 젊은 층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위스키에 입문한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소비자들은 혼술·홈술을 입문 계기로 꼽았다. 애호가 김모(29·여수)씨는 "집에서 혼자 소주를 마신다고 하면 처량해 보이지만 위스키는 취미를 즐기는 느낌이라 좋다"며 "한두 잔만 마셔도 소주 1병을 마신 것 못지 않게 취할 수 있어 알성비(알코올 가성비) 또한 높다"고 말했다.
제품마다 다른 맛과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으로 지목됐다. 행사 참가자 이모(48·포항)씨는 "위스키는 브랜드뿐 아니라 어떤 오크통에서 숙성됐는지에 따라 맛이 모두 다르고, 이름을 붙일 때도 스토리가 있다"며 "한 병 한 병 다른 개성을 가졌다는 것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이라고 했다.
다양한 레시피 때문에 위스키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위스키 입문 1년 차인 조모(29·가평)씨는 "하이볼, 칵테일, 온더락 등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고 레시피를 공유하는 것도 재밌다"고 평했다.

위스키의 인기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관세청이 최근 발표한 '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버번, 라이, 스카치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전년 동기대비 78.2% 증가한 8,433톤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물량이다. 전체 기간 기준으로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8,625톤)에 이어 역대 2위 규모다.
인기를 이끈 주된 소비층은 MZ세대다. 편의점 GS25 집계 결과, 지난해 위스키 판매량의 82.9%는 20대, 30대 소비자에게서 발생했다. CU에서도 지난해 위스키를 구입한 소비자 중 절반 이상이 20대(25.3%), 30대(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위스키 제품군을 확대하며 인기에 힘을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춘천 세계주류마켓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게 위스키가 주류를 넘어 하나의 취미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스키 시장은 단계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