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The초점]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 당해마을 이주대책 수립해야

이용래 강릉시의원

강릉의 안인지역에는 석탄화력발전소 2기가 신규 건설되어 건설과정, 그리고 가동에 따른 여파로 지역 주민들의 피해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 1호기는 2022년 9월 준공되어 10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고, 2호기는 당초 2023년 4월 가동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기술상의 문제와 발전 제약 등의 문제로 2023년 말이나 2024년 초에 본격 가동이 예상된다.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 1, 2호기의 발전용량은 각각 1,040MW, 총 2,080MW로 원전 2기에 맞먹는 국내 최대 석탄화력발전소에 해당 된다. 발전용량이 큰 만큼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시운전 과정에서 이미 굉음과 심한 악취가 발생하고, 건설 초기부터 환경문제가 제기됐던 강릉 안인화력발전소에 대한 우려가 이제 현실이 되었다. 주민들은 발전소에서 발생한 매연과 소음, 그리고 진동 등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한 지 오래다. 발전소 인근 주민대부분이 공해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미세먼지와 분진, 소음 진동, 농작물 피해, 온배수로 인한 어업 피해와 생태계 교란 등 주민 건강과 생업의 피해와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더 이상은 참지 못하고 이주를 희망하는 주민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의 건강 실태 조사들을 보면 석탄발전소로 인한 건강 위해가 여실히 확인되고 있다. 충남연구원과 단국대학교가 전국에서 석탄화력발전소가 가장 많은 충남 보령, 당진, 태안, 서천의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연도별 건강검진 결과를 추적 분석한 결과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의 암 연령표준화발생비는 갑상선암을 제외한 모든 암에서 충남 전체보다 남성은 40.3%, 여성은 23.4% 높게 나타났다.

또 경남 사천의 삼천포 발전소 주변 초등학교 학생의 소변검사에서는 나프탈렌 대사물질 농도가 전국 평균보다 높았고, 사천시와 고성군의 성인은 인근의 창원과 진주보다 4배나 높게 나왔다. 나프탈렌 대사물질은 1급 발암물질이다.

발전소 주변 지역의 주민들을 그곳에 그대로 살게 남겨 두는 것은 어쩌면 그대로 죽게 놔두는 것과 같은 것이다. 발전사업자가 주민을, 국가가 국민을, 강릉시가 시민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면 대책을 수립해야 하며,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이주대책 밖에 없음을 모두 알고 있다.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으로는 안인진1리와 2리, 대동1리와 2리, 하시동2리가 포함되며, 5개리 당해마을은 모두 482세대, 883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이주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다행히 2022년 12월, 발전소 가동으로 인해 건강이나 환경 피해를 입은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의 이주대책 수립과 실시를 의무화하는‘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개정안도 발의됐다.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사업이 아무리 국가사업이라고 할지라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나 고통이 뒤따르게 하는 것은 결코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는 만큼 사업자와 국가, 그리고 강릉시가 나서서 이주를 희망하는 주민들을 위한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당해마을 주민, 발전사업자, 강릉시, 강릉시의회, 전문가가 모여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 당해마을 이주대책 수립’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조속히 이주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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