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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옆 공원서 ‘뻐끔뻐끔’…허술한 청소년 흡연 감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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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문 100여미터 떨어진 공원 정자에서
중학생들 둘러앉아 담배 피우고 가래침 뱉어
단속 피하고자 수백미터 단숨에 뛰어 도망가
“흡연 경각심 세우는 교육과 단속 병행 필요”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찾은 춘천시 온의동의 한 원룸 주차장에서 여중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사진=김준겸 기자

강원지역 청소년의 흡연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학교 근처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의 일탈행위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찾은 춘천시 온의동의 한 공원. 수업을 마친 남중생 5명이 정자에 둘러 앉기 시작했다. 이곳은 학교 정문과 10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학생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담배 연기를 뿜고 가래침을 뱉어댔다.

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 원룸 주차장에서는 여중생 4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A(16)군은 “하교 후는 물론 점심시간에도 몰래 학교를 빠져 나와 담배를 피우고 섬유유연제를 교복에 양껏 뿌린 뒤 교실로 돌아가는 친구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원주 원일로 기독병원 인근 골목과 강릉 옥천동 학원가 골목 또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흡연 아지트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찾은 춘천시 온의동의 한 공원. 하교를 마친 남중생 5명이 정자에 둘러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사진=김준겸 기자

학생들의 배짱 흡연 문제가 지속되고 있지만 계도에는 한계가 따르는 상황이다. 도자치경찰위원회 아동안전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60대 B씨는 “흡연을 하다가 적발된 학생들도 그때만 흡연을 잠깐 멈출 뿐 다음날 같은 곳에서 또다시 담배를 피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원도의 청소년 흡연율은 전국 평균을 훌쩍 웃돌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청소년건강행태교육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원 지역 청소년의 흡연율은 5.8%로 광주, 전북·전남, 충북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았다. 전국 평균 흡연율은 4.8%다.

이상규 춘천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은 “청소년 흡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조 신분증 거래 단속과 담배판매업소 계도 등 청소년이 담배를 구매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사전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며 “중독물질 관련 청소년 교육과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문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 또한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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