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수산업 위기 불 보듯” … 강원 동해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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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의회 반대 입장 표명 … 올 들어 처음
고성·강릉 어민들 “생존 위기 불가피” 불안
정부 시찰단, 안전성 평가 결과 예의 주시

강원도 동해안 지역 사회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 정부의 시찰단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현장 점검을 마친 가운데, 정부의 안전성 평가 결과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강릉시의회는 25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를 대통령실과 국회, 외교부, 해양수산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올 들어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강원도 시·군에서 반대 입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의회는 결의안에서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투기 결정은 반문명적 범죄"라며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를 철회하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고성, 강릉 주문진 일대에만 어민 수가 2,095명에 달하는 가운데 지역 수산업계는 생존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본보가 25일 강릉 주문진항과 고성에서 만난 어민들은 원전 오염수 방류시 수산물 소비 위축, 수산물 가격 폭락을 우려했다. 심해에서 복어 조업을 하는 이 모(49)씨는 "가뜩이나 오징어, 가자미 어획량이 줄어드는데 더 심해지고, 복어는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고, 건어물 가게를 운영 중인 전 모(여·48)씨는 "정부가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구매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10년째 횟집을 운영 중인 남 모(49)씨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원산지를 확인하는 손님들이 여전히 많은데, 방류가 이뤄지면 영업에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성의 배오복 봉포어촌계장은 "방류가 현실화 되면, 어민들은 생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심각한 위기에 놓인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신중하고 철저하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의 시찰단은 26일 귀국해 일본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들을 확인·분석할 예정이다.

◇25일 강릉 주문진수산시장. 사진=류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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