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시멘트 가격 2년새 네 번째 인상…건설업계 시름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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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쌍용C&E 시멘트 14%대 인상 통보
2021년 6월 이후 4번째 인상 누적 인상폭 60%
시멘트 업계 "전기요금 인상으로 원가 상승 부담"
건설·레미콘 업계 "유연탄 가격은 내려 납득 불가"

◇강원일보DB

국내 시멘트 업계가 2년 새 네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강원도 내 레미콘·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시멘트 업체들은 전기요금 상승 등 원가 급등을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레미콘·건설업계는 유연탄 가격 하락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강원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성신양회는 도내 거래 중인 레미콘 업체에 공문을 보내 7월 1일부터 벌크 시멘트 가격을 톤당 10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앞서 지난 1일 쌍용C&E도 톤당 10만4,800원인 벌크 시멘트 남품가를 다음 달부터 11만9,60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10개월 만의 추가인상이다.

국내 시멘트 업체들은 2021년 6월 이후 2년 간 네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톤당 7만5,000원대였던 벌크 시멘트 가격은 2021년 7월 7만8,800원, 지난해 2월 9만2,400원, 지난해 11월 10만5,400원으로 뛰었다. 이 기간 누적된 인상폭은 40%로, 오는 7월 추가인상분까지 더해지면 2년 만에 60% 오른 셈이 된다.

시멘트 업계가 내놓은 가격인상 이유는 전기요금 상승이다. 시멘트 제조 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올해 들어 1분기 9.5%, 2분기 5.3% 인상되며 생산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내 레미콘 업체들은 시멘트 업체의 무리한 인상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가격인상 당시 시멘트 업계가 이유로 제시했던 유연탄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선 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전무는 "1년 전과 비교해 유연탄 가격이 3분의1 수준으로 하락해 전기요금 인상분을 상쇄할 수 있는데도 시멘트 업체들은 원가가 올랐다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며 "레미콘업계는 셧다운을 포함해 업계의 반대의사를 드러내기 위한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건설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건설자재인 시멘트 가격 인상이 위축된 경기에 악재가 될 수 있어서다. 레미콘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 또한 우려 요소다. 문종석 대한주택건설협회 도회장은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신규 주택 분양가는 기존 주택 분양가를 훨씬 웃돌 수밖에 없고, 주택 공급도 요원해질 것"이라며 "이미 건설자재 가격이 종류와 관계없이 20~30%씩 오르며 인·허가 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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