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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소나기 그리고 장마’

최근 동남아의 열대성 소나기 ‘스콜(Squall)’을 연상케 하는 강한 소나기가 곳곳에 내렸다.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까지 동반하면서 인명 피해,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이 속출했다. 하지만 이는 특정 시간대와 관계없이 내리는 특징을 보여 스콜이 아니라는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한반도 서쪽에선 차고 건조한 공기가 불어오는 동시에 남쪽에서 공급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더해지면서 강한 비바람을 뿌렸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상공에 차고 무거운 공기가 머물러 있었던 탓에 수증기가 유입될 때 갑작스레 폭발적인 비구름이 발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스콜은 주로 아열대 지역에서 강한 햇빛에 달궈진 대기가 대류에 의해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세찬 강수를 일컫는 용어다. 비가 온 후에도 습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강수 이후 대기가 선선해지는 소나기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소나기를 여전히 ‘한국형 스콜(급성 강수 현상)’이라고 부른다.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여름에 자주 내리는 국지성 호우가 동남아의 스콜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7월부터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장맛비는 소나기와는 다르다. 날이 개더라도 후덥지근하다. 언제 다시 비가 내릴지 알 수 없어 몸과 마음이 처진다. 게다가 집중 호우의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조병화 시인은 “지금 나는 비에 갇혀 있습니다/ 갈 곳도 없거니와/ 갈 수도 없습니다/ (...)/ 지금 세상 만물이 비에 묶여 있습니다”라고 했다. 천상병 시인은 “7월 장마 비 오는 세상/ 다 함께 기죽은 표정들/ 아예 새도 날지 않는다”고 했다. ▼‘가뭄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 장마가 얼마나 무서운가 알려주는 속담이다. ‘삼 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 산다’고도 했다. 하지만 산불피해지역이나 상습침체지역 등이 아직 장마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기상 변화로 강력해진 소나기에 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그래서 다가올 장마가 벌써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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