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현대사가 응축된 ‘옛 조선소’에서 예술한마당이 열리고 있다.
무소속컴퍼니가 주최·주관하고 칠성조선소와 공동으로 기획한 ‘2023 bac 속초아트페어’가 오는 25일까지 속초 교동 칠성조선소에서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진행하는 ‘2023 작가미술장터’의 일환이다.
올해 아트페어는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는 만월잔치 Full Moon Festival’이라는 슬로건 아래 잔치를 벌인다. 국내·외 현대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명 작가부터 지역의 청년작가에 이르기까지 86명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그 중 속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15명도 그동안 쌓아올린 내면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앞서 고주리 전 속초미협회장 등 미협 소속 작가들과 김소정·정보아 등 지역 작가들이 속초문화관광재단과 함께 실시한 워크숍의 연장선이다.
시장은 합리적인 작품가로 한 번 더 시선을 사로잡는다. 참신한 아이디어 굿즈(Goods)부터 투자가치가 있는 유명 작가의 작품 등이 1만~300만원 사이로 책정돼 구매욕구를 상승시킨다. 당장 구매할 수 없더라도 작품이 담긴 프레임 옆에 ‘빨간 동그라미 스티커’를 붙일 수 있다는 점 또한 재미있다. 관람객의 취향을 찾는 과정으로, 가장 많은 스티커를 획득한 작가에게는 전시지원 혜택이 주어진다.
이번 ‘2023 bac 속초아트페어’는 단순한 판매의 장(場)을 넘어서 축제의 기능을 실현해 더욱 눈길을 끈다.
작가와 대화하며 속초 특산물 메뉴로 배를 채우는 ‘아티스트 포장마차’, 음악과 함께 즐기는 다양한 공연 등이 바로 그 예다. 18일 오후에는 ‘이날치’와 ‘구남과 여라이딩스텔라’가 ‘만월잔치’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어 오는 22일 오후 7시에는 동아서점에서 ‘박보나 작가와의 북토크’가 진행된다. 특히 동아서점은 ‘생활과 예술’을 주제로 새로운 북 컬렉션을 공개, 권오상·김민기 작가의 ‘가구Furniture’ 시리즈로 그 깊이를 더한다.
오는 24일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동해안의 최북단 고성군 공현진항에서 반려동물용 수산물 식품으로 완판 행렬을 이끌고 있는 기업 ‘동해형씨’는 신상품 팝업 스토어를 오픈한다. 또 이혜선 작가는 어린이 관객을 위한 ‘바다쓰레기 조명 만들기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bac’는 2017년 서울 연희동에서 시작됐으며, 매년 새로운 도시 및 단체와 협업해 미술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속초에서 개최했을 당시 1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높은 판매성과와 관객평을 받아 다시 속초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