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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워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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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창역 로비가 바뀌었다. 평창군의 특산품들이 전시돼 있던 창가 자리를 싹 치우고 그 자리에 의자와 책상을 배치해 여행자들이 평화로운 평창의 풍경을 볼 수 있게 배려했다. 가끔 지나다 보면 그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켜 놓고 일하는 사람들을 본다. 일에 열중하다가도 고개를 들어 눈앞에 펼쳐진 평창의 자연 풍광을 보며 힐링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원하는 곳에서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워케이션(Worcation)은 MZ세대들의 등장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워케이션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제주도가 성지로 떠올랐지만 짧은 워케이션 이후 빠른 업무 복귀 등의 장점으로 최근에는 교통이 편한 강원도가 워케이션의 성지로 급부상 중이다. 근래 들어 많은 기업과 지자체가 직원들의 워라밸과 직장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워케이션을 적극 도입하면서 강원자치도도 워케이션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도 하고 휴가도 즐기는 강원자치도로 변신을 꾀하며 여행친화형 근무제인 강원 워케이션의 슬로건을 ‘산으로 출근, 바다로 퇴근’으로 정했다. ▼전체 면적의 84%가 산지인 평창군은 직장인들이 워케이션으로 많이 찾는 곳 가운데 하나다. 평창군의회가 지난 18일 서울대 평창캠퍼스에서 평창군 기업 유치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주민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를 한 금용필 대구가톨릭대 경영대학원 원장은 기업 유치 방안의 일환으로 평창의 자연과 평창동계올림픽 기반시설을 활용해 각 기업체와 지자체의 워케이션을 유치하자는 제안을 했다. 실제로 워케이션 유치로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소도시의 생활인구가 주중 10% 이상 늘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지역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워케이션이 앞으로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불리는 관광 분야의 새로운 모델 워케이션이 지방소멸도시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먼저 선점하는 것이 미래를 선점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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