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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대학 칸막이’

교육계에서 오래전부터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떠돌았다. 지방대부터 시작해 수도권 대학 순으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얘기다. 요즘은 전망이 한층 더 과격해졌다. “순서대로 망한다는 건 옛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제 대학은 시대 환경에 맞게 변해야 할 때다. 에디슨은 1879년 그가 발명한 백열전구를 세상에 공개한다. 전력을 생성하고 배송해 가정에 공급하는 에디슨의 전력 공급 시스템은 이로부터 3년 뒤인 1882년에 완성된다. 첫 전구 개발에서 전기의 상용화와 사업화까지 3년 만에 이뤄졌다는 것은 요즘 세상의 기준으로 평가해도 경이롭다. 1882년은 전기전자 역사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세계 최초로 전기전자공학이 정식 학제로 MIT에 개설된 해다. 역사가들은 MIT의 전기전자공학과 개설이 미국 전기산업의 태동을 이끌어냈고 20세기 기술 부국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해석한다. 보통 공학 이론이 세상의 혁신을 이룬다고 생각하지만 그 반대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라이트 형제가 첫 유인비행을 성공할 때는 항공학이 정립되지 않았다. 그들은 수많은 실험을 통해 당시 이론으로 정형화되지 않은 비행역학의 원리를 찾아내 유인비행을 성공시켰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사회는 대학의 다른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정형화된 학제의 대부분 과목은 인터넷에서 공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 혁신을 위해 학과나 학부 간 칸막이를 허물고 다양한 융합학과를 신설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혁신은 따로 있다. 정부가 특별법을 만드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대학을 통제하는 등록금 규제 등을 즉각 풀어야 한다. 대학 입시에서 손을 떼고, 지금까지 없던 대학 모델이 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진입의 자유가 있다면 퇴출도 ‘좋은 선택지’가 되어 장벽은 허물어진다. 진짜 자율 혁신은 ‘각자도생’이다. 죽든 살든 대학에 맡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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