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지자체 역량 길러야만 중앙통제 벗어날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시대 지방자치 회의론 나와
자치단체, 이럴 때일수록 책임성 강화해야
지역 발전 핵심 성장 동력 스스로 찾을 때

저출산·고령화, 초정보화 사회화에 따른 중앙과 지방의 관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이미 우리 사회의 상식이 돼 버렸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해 지방정부의 세출이 증가하고 세입이 줄고 있다는 사실은 새로운 것도 아니다. 현상 진단 자체는 이젠 진부하다고 할 정도다. 문제는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다. 과연 자치단체의 자치를 강화한다고 해 지금의 세출 증대와 세수 감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집권을 통해 효율성을 강화시켜 분배의 논리를 키우는 것이 타당한지 등 논의가 분분하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집권-분권적 주장이든 현상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대안 모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2023 새만금세계잼버리대회 사태를 계기로 지방자치 분권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정치권 안팎에서 자치단체가 중앙정부로부터 이양 받은 재정과 권한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람도 없는 지역에 사회간접자본(SOC)이 왜 필요하냐는 말까지 나온다. 지방자치 회의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심히 걱정스럽다. 특정 기관, 자치단체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 잼버리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책임감 없이 숟가락만 얹어 놓은 사공이 많았다는 데 있다. 자치단체의 방만 운영과 무책임함이 우려되면 지방정부의 역량과 책임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일차적으로 자치단체가 스스로 역량과 책임성을 키워야 한다. 그동안의 지방자치가 제도의 안착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지식과 정보화, 다원적 협력의 필요성이라는 환경 변화에 부응해 지방자치의 지향점을 정해야 한다. 향후 지방자치가 추구하는 정책 방향은 ‘자립적 발전’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활력이 저하되고 있는 지역의 현실을 타개하고, 지역 스스로가 경제 활력을 창출할 수 있는 초석을 놓아야 한다. 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지역의 발전 방향을 통일하고 혁신 역량을 집결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여기에다 차별화된 특화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발전에 적합한 기업을 유치하는 핵심 성장 동력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실질적인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 현행 헌법에서조차도 제117조 제1항에서 지방자치단체에 재산을 관리할 권한, 즉 재산을 형성하고 유지할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자치재정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법 제135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지방세를 부과·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자치사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자주적으로 재원을 조달·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고 있다. 게다가 내 살림을 위해 징수를 하겠다는데도 자체적인 세목 신설을 불허하고 있다. 지역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이 같은 족쇄가 풀어지지 않으면 완전한 지방자치는 어렵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이후 동해안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한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다. 도글로벌본부는 지난 25일 양양 남애항 위판장의 대구 4마리, 26일 속초항 위판장의 오징어를 수거해 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했다. 결과는 모두 ‘적합’ 판정이었다. 이에 강원자치도는 동해안 수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해 서울에서 수산물 할인특판전 및 소비 촉진 캠페인을 추진, 동해안 수산물의 청정함을 홍보하기로 했다. 9월5일 ‘동해안 청정 수산물 홍보행사’를, 10월 말에는 도내 수협과 수산물 가공업체가 참여하는 대도시 특판전을 서울에서 각각 개최한다. 도가 동해안 청정 수산물 홍보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수산물 안전신뢰도를 높이고 소비촉진을 이끌어 내는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이후 아직까지 동해안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는데도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는 조짐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원전 오염수 방류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미 수산업계 종사자들은 위기에 처했다. 최근 들어서는 굶어 죽을 처지에 놓였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힘들게 고기를 잡거나 양식장에서 애써 길러도 팔리질 않고 판로가 막혀 막막하다는 것이다. 여름철 특수를 기대했던 동해안 일대 횟집 업주 대부분도 되레 급락한 매출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폐업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오염수 방류가 초래한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널리 확산된 영향이다. 따라서 지자체의 캠페인만으로는 부족하다. 오염수 방류가 현실이 된 만큼 피해 어민들과 상인들에 대한 정부의 면밀한 지원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수산물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수산업계는 최근 “우리 바다,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 바다와 수산물을 오염시키는 장본인은 오염수 방류를 정치에 활용하는 정치인, 언론, 가짜 전문가들”이라는 성명까지 냈다. 지금 절실한 것은 정부가 시식회, 직거래 장터 같은 대대적인 소비 촉진 운동을 벌이면서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민과 상인 피해를 보전하는 방안 등이다. 또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오염수 상황을 엄밀히 분석하고 결과를 국민에게 명확히 전달해 불안 심리를 덜어내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와 여야가 국민 생명과 직결된 수산물 안전 우려를 불식하려는 노력과 실효적 대안 마련에 함께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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