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내 여권 발급량이 10만건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해외여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도내 발급된 여권은 10만1,804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4,151권)보다 4.2배 급증했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동기(6,174건)와 비교하면 무려 16.4배 늘었다. 전국적으로 살펴봐도 출국자 수는 폭증했다. 올 상반기(1~6월) 출국자 수는 993만1,000명으로 1년 전(135만명) 대비 858만1,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은 9,247만달러로 1년 전보다 37.5% 증가했다.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여행수지다. 최장 11일의 추석 연휴가 다가오는 데다가 최근 기관·단체들의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항공사들의 국제노선 증편도 이어지고 있어 해외여행 수요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고 해외여행 길이 열리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동안 한국인이 해외에 뿌린 여행지출이 23억8,000만달러로 외국인들로부터 거둬들인 여행수입(8억9,000만달러)의 2.7배나 됐다. 14억9,000만달러의 적자 규모는 2022년 1월(5억5,000만달러)의 거의 3배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주춤했던 여행수지 적자가 올 들어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방한객에 비해 기형적으로 많은 해외여행객 행렬은 결코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불어나는 해외여행 수요에 비해 외국 관광객의 방문은 이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외여행에 규제를 가할 수도 없고 단시일 내에 외국 관광객을 확 끌어들이기도 쉽지 않다. 여행수지 적자가 커지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하지 못하고 숙박비와 식사비가 턱없이 비싸다. 대부분의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한국은 생소하고 국내 여행지 정보도 부족하다. 내국인 여행자들도 “국내는 갈 만한 곳이 없다”며 해외로 떠나고 있다. 강원관광의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할 때다.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이며 고용창출 효과가 제조업보다 큰 미래형 성장산업이다. 여행수지 악화를 막기 위한 인바운드 관광객 유입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