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이 다음 달 말께 있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사업비로 추가경정예산안에 5억원을 편성, 군의회에 제출한 것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정부의 긴축 예산 편성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장 군의회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열린 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박봉균 의원은 “재정이 열악한 양양군이 1회성 행사에 5억원을 쓴다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비판했다. 양양군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가 강원특별자치도의 40년 숙원이었던 만큼 착공식을 성대하게 치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색케이블카 착공은 양양군민은 물론 강원인 모두가 하나 돼 이뤄낸 성과물이다. 삭발 투쟁과 궐기대회 등 그 과정은 참으로 험난했다. 사업을 추진한 것은 1982년부터다. 양양군 차원에서 설악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제2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해 논의가 시작됐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사업이 번번이 무산됐다. 환경영향평가를 놓고도 환경부와 지리한 공방이 있었다. 그야말로 그 여정은 ‘투쟁’이었다. 따라서 성대한 착공식으로 그간의 노고를 서로 위로하며 완공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때문에 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취지나 동기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양양군의 착공식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이는 양양 주민들은 물론이고 강원인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일에도 일조한다. 문제는 단일 행사에 5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편성됐다는 점이다. 이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식 예산과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인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올 6월9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식을 양양군이 편성한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예산의 16% 수준인 8,000만여원으로 치렀다. 628년 만에 ‘강원도’가 ‘강원특별자치도’로 명칭이 바뀌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이날 출범식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와 강원지역 국회의원, 도의원 등 각계각층의 강원도민 1,200여명이 참석했다.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사업비 5억원 편성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해야 한다. 이 사안은 주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예산을 너무 가볍게 보고 그에 따른 예산 낭비에 관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는 당장만 대충 넘기고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자세와 그에 따라 당연히 뒤따르게 돼 있는 원론적인 해명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즉, 착공식 예산 5억원 중 2억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주요 인사 참석 시의 경호 등을 위한 예비비 성격이라는 설명이 그것이다. 그래서는 양양군의 예산 편성이 촘촘하게 이뤄질 리가 없다. 양양군의 지역발전 정책과 주민 간의 간격만 벌려 놓을 뿐이다.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 착공식 예산을 다시 들여다보고 전면 재조정해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