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어업지도선 건조 비용,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국가 사무인 접경수역 안전관리 큰 역할
1척에 수백억 소요, 지자체 재정으론 한계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 차원에서 접근해야

국가 사무인 접경수역의 안전관리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어업지도선 건조 비용은 당연히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열악한 자치단체의 재정으로는 1척에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어업지도선 건조 비용을 지불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국 어업지도선 80척 중 30척(38%)이 20년 이상 지나 내구연한이 임박했으나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는 신규 선박 건조에 엄두도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강원특별자치도는 현재 87톤급 어업지도선 강원202호와 69톤급 강원203호 어업지도선 2대를 운용 중이다. 총 3대의 어업지도선을 운용해 왔으나 1992년 건조한 강원201호가 선박 노후로 지난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폐선했다. 남북이 맞닿은 강원 동해의 특성상 1대는 접경수역 월선 및 피랍 예방 등 어업 안전관리에 고정적으로 투입되며 나머지 1대가 드넓은 강원지역 해상 안전관리를 도맡고 있다.

국가 사무를 자치단체에 위임할 때는 예산까지 따라와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03년 이전에는 전국 자치단체 어업지도선 건조 시 국비 지원이 이뤄졌다. 그러나 2008년 법 개정으로 지금은 지원 근거가 없어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국가 사무를 자치단체가 대신 맡아 이행할 경우 그 사무의 바탕이라 할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가 사무는 제대로 집행될 수 없다. 특히 접경수역 안전관리에 필수적 수단인 어업지도선 운용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돼 있는 사안이다. 이런 중요한 문제를 자치단체 재정으로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정부가 접경수역의 관리에 손 놓고 있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국민의 안전과 관련되는 부문은 국가가 직접 수행하는 것이 옳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답은 명확하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함으로써 국가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국가가 국민에게 강제하고 있는 4대 의무도 이런 믿음 위에서 이뤄진다. 이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변할 수 없다. 접경수역의 안전관리에 드는 비용을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동안 국가 사무를 자치단체가 대신 이행할 때마다 예산은 물론 절차와 과정을 두고 수년간 쟁점이 돼 왔지만 그 근저에는 중앙정부의 각 부처 이기주의와 기득권, 중앙과 지방의 상충되는 이해관계 등 관료적 갈등 요인이 자리 잡고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자치단체로 넘긴 사무는 이양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이해관계가 적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접경수역의 안전관리에 없어서는 안 될 어업지도선 건조 비용 부담 문제는 논란의 대상이 아니며 간단한 문제도 아니다.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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