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봉산동에서 홀로 살고 있는 황모(여·72) 어르신은 최근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로 걱정이 컸다. 황 어르신이 하루에 써야 하는 연탄은 9장 정도. 하지만 집이 고지대에 위치해 연탄 배달이 불가능하다. 겨우 옮겨놓은 연탄이 떨어질까봐 하루 4장으로 버티기 일쑤다. 그런 황 어르신 집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지난 13일 원주 연탄은행 재개식과 함께 올해 첫 배달 봉사에 나선 시민 40여명이 황 어르신을 비롯해 봉산동 내 에너지 취약계층 5가구에 연탄을 들고 방문했다. 어린이부터 대학생, 중년 등 다양한 연령대의 봉사자들은 500m 길이의 경사진 골목을 지게에 연탄을 한가득 싣고 올랐다.
최연소 봉사자인 강민찬(4)군은 본인 몸무게의 5분의 1에 달하는 3.65㎏의 연탄 한개를 나르며 너끈히 제 몫을 해냈다.
어느새 연탄창고는 빼곡히 찼고, 황 어르신은 고구마와 밤, 물을 봉사자들에게 가져다주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홍승현(23·한라대)씨는 “힘들어도 뿌듯한 마음이 앞섰고 되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어르신들이 따듯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에 따르면 올해 지역 내 지원해야 할 연탄 가구는 832가구로, 이번 겨울에만 연탄 30만여장이 필요하다. 삼양식품,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국립공원공단, 도로교통공단, 원주로타리클럽, 원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 NH농협 원주시지부 등 기관·단체에서 후원한 연탄 5만장이 모였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허기복 관장은 “기후위기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올해엔 더욱 춥고 힘든 겨울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사랑의 연탄나누기를 통해 나눔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