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산이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단풍의 계절이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태백산도 녹색 옷을 벗고 불그스름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가을은 ‘등화가친’의 계절이라고 해 ‘선선한 가을바람 덕분에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어 학문을 탐구하기에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 옛 선조들의 말씀에 따라 이번 가을에는 사람을 살리는 응급처치 방법을 배워보는 것이 어떨지 제안 드려 본다. 그것도 태백산 나무들과 비슷한 불그스름한 옷을 입은 소방관에게 직접 배워보는 걸 추천한다.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장면 중 죽어가는 아이의 엄마에게 전공의가 “CPR 했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이 말을 들은 아기의 엄마는 충격을 받았고 전공의는 교수에게 혼나게 되지만 소방관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대사였다. 실제로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보호자는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눈물을 흘리면서 대원들에게 “도와주세요”, “우리 가족 살려주세요”라고 말할 뿐이다.
소방관이라고 해도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갈 수 있는 슈퍼맨은 아니다. 우리도 구급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4분(인간의 뇌는 산소가 4분 넘게 공급되지 못하면 뇌사가 진행된다.) 안에 모든 현장에 도착할 수는 없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5분 이내 현장에 도착하는 구급차는 34%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누구나 응급처치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내 아이의 목에 음식물이 걸려 숨을 못 쉴 때는 하임리히법을 해야 하고, 부모님이 갑자기 심장이 멈춰 쓰러졌을 때는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골든타임, 즉 4분을 넘기 전에 응급처치를 시행해야 한다. 소방관이 오기 전에 내 손으로 가족을 지켜야 한다.
우리 소방에는 유능한 구급대원이 많이 있다. 다양한 현장 경험과 전문적인 교육 덕분에 119구급대원은 응급처치의 전문가가 됐다. 그러니 지금 당장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소방서에 전화해 응급처치 교육을 신청하라!
학문을 익히기 좋은 가을, 주황 옷을 입은 소방관에게 내 가족을 살리는 방법을 배우도록, 익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