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둑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중국 고대에 요 임금이 망나니였던 아들을 수양시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한국 바둑의 기원은 ‘순장바둑’으로 삼국시대 백제부터 전해 내려왔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 바둑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사기에 나온다. 백제 개로왕이 바둑을 좋아한다는 소문을 들은 장수왕이 승려 도림을 백제에 보내 개로왕과 바둑을 두게 하는 한편 백제를 염탐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바둑 종주국 중국과 교류를 한 기록도 있다. 신라 효성왕 2년(738년) 2월에 당나라 현종이 성덕왕의 사망 소식을 듣고 좌찬선 대부 형도(邢璹)라는 인물을 신라로 파견한다. 이때 현종이 ‘신라 애들은 바둑을 잘 둔다던데’ 하며 양계응이라는 바둑 고수를 부관으로 딸려 보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바둑은 성행해 궁녀들도 바둑을 취미로 많이 뒀다고 한다. ▼바둑은 명실공히 인류가 낳은, 가장 높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보드 게임이다. 따냄 규칙, 착수 금지 및 패의 규칙, 집 세는 법 등 바둑 규칙은 매우 간단하지만,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워 다양한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이 즐기다 보니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숙어에도 바둑 용어가 많다. 대표적으로는 ‘초읽기에 들어가다’, ‘이런 호구 같은 자식’, ‘자충수를 두다’, ‘신의 한 수’, ‘승부수를 던지다’ 등이 있다. 대마불사라는 표현도 바둑에서 나왔다. ▼태백시가 ‘바둑으로 경제 살리기’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올 8월 태백산, 세계바둑성지화사업추진단 발족과 더불어 지난달 30일에는 대한바둑협회와 2025년 세계바둑콩글레스대회 및 국무총리배 바둑대회 유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태백시는 특히 내년 1월 한국기원 태백분원을 설립하는 데 이어 바둑공원 추진, 태백산배 프로·아마 바둑대회 개최, 전국바둑클럽대항전 유치, 세계바둑엑스포 개최 등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바둑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태백시의 대책이 ‘신의 한 수’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