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시위 원천 봉쇄 방침에 반발해 서울 지하철 혜화역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24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과 전장연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날 오전 8시46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향 승강장에서 퇴거불응 및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연행 과정에서 박 대표는 휠체어에서 떨어져 고통을 호소했고 오전 9시 5분께 혜화역 앞에서 구급차를 타고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전장연 측은 "경찰이 박 대표의 몸을 무리하게 들어 이동시키려고 하면서 부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박 대표와 전장연 관계자 10여명은 오전 8시7분께부터 혜화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시위 봉쇄 방침에 대해 "장애인 이동권을 원천 봉쇄하는 불법적인 조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날 "전장연의 시위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며 최고 수위의 대응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공사는 이들이 고의로 열차를 지연시킬 수 없도록 역사 진입 차단과 진입 시 승강장 안전문의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 조치를 골자로 하는 3단계 강경 대응 방침을 정했다.
전장연이 지하철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승차를 시도하면 경찰과 협력해 승차를 막고, 반복된 제지에도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때는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로 했다.
전장연은 지난달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56일 만에 탑승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다음달 1일 혜화역에서 또다시 탑승 시위를 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전면전을 선포한 공사와 중단 없는 시위 방침을 밝힌 전장연 간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일각에서는 시민들의 안전과 이동권 보장을 위해 서울시가 중재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