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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에 극단적 선택 GOP 이병 부친 "아이가 떠나고 1년이 지났지만 수사 진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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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모든 국가기관이 진실을 밝힐 책무 방기하고 있어"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 씨가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육군 제12사단 김상현 이병 사망 사건 1주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보=인제 1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집단 괴롭힘 끝에 이등병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본보 2023년 6월22일, 2월10일, 2022년 12월28일자 5면 보도)과 관련해 1년이 지난 28일 유족과 군인권센터가 사건이 방치됐다며 군과 수사기관을 비판했다.

김 이병의 부친 김기철 씨는 이날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가 떠나고 1년이 지났지만 군이나 민간 경찰, 검찰 쪽에서 사건과 관련해 진전된 내용은 전혀 없다. 아직도 조사중이라고 한다"며 "차디찬 냉동고에 있는 상현이를 보면서 언제쯤 명확한 결론이 나올지 답답하게 기다리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사고 이후 12사단은 변화가 없는 듯하다. 내가 아는 것만 최소 2건의 사망 사건이 있었으며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사단장은 합참을 거쳐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으로 영전했다고 하니 유족으로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육군 제12사단 김상현 이병 사망 사건 1주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군인권센터도 "육군 제3광역수사단이 사망 원인이 되는 범죄를 저지른 8명의 혐의자와 혐의를 특정해 강원경찰청에 이첩했으나 경찰은 지난 4월 4명의 일부 혐의만 인정해 춘천지검으로 송치했고 나머지는 불송치했다"며 "모든 국가기관이 진실을 밝힐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센터는 "이에 대한 유족의 이의제기도, 송치된 사건도 반년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지 않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이병은 여전히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국군수도병원 영안실 냉동고에 안치돼 있다"며 "육군은 조속히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변사사건 수사를 종결해야 한다. 아울러 가해자 수사와 허위보고, 앰뷸런스 지연 경위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춘천지검은 불송치에 대한 유족의 이의제기에 빠르게 답해 경찰의 직무유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김 이병은 지난해 11월28일 인제 12사단 GOP에서 경계근무 중 총상을 입고 숨졌다. 군사경찰은 김 이병이 집단 괴롭힘을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가해자로 지목된 부대 간부와 선임병 등 8명을 민간 경찰로 넘겨 조사받게 했다. 경찰은 가해자 4명을 초병협박, 강요, 모욕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 부대원 4명은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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