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영화]혼자가 좋지만 연애는 하고싶은 두 남녀의 공감 로맨스

싱글 인 서울

전혀 다른 연애관 가진 두 사람
책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지만
겨울잠 빠진 연애세포를 깨우고

아줌마

싱가포르 58세 여성 ‘림메이화''
K드라마 보며 ‘여진구''에 빠져
나홀로 한국행 비행에 오른다

괴물

日 시골마을 사는 싱글맘 사오리
아들의 행동서 이상 기운 감지
용기를 내 학교를 찾아가는데

이번 주 극장에서는 현실 공감 로맨스 ‘싱글 인 서울’과 K드라마에 이끌려 한국행을 결심한 싱가포르 중년 여성의 이야기 ‘아줌마’를 만나 본다. 올해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모은 영화 ‘괴물’도 공개돼 극장가의 열기를 더한다.

■싱글 인 서울=혼자가 좋지만 연애는 하고 싶은 두 남녀의 이야기가 추운 겨울, 관객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인다. “나한테 딱 맞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싱글이 답이다!” 혼자 걷기, 혼자 먹기, 혼자 살기...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사실 혼자인 사람은 없잖아요.” 유능한 출판사 편집장이지만 혼자는 싫은 ‘현진’(임수정). 전혀 다른 연애관을 가진 두 사람이 싱글 라이프를 담은 에세이 ‘싱글 인 더 시티’ 시리즈의 작가와 편집자로 만났다. 생활 방식도 가치관도 서로 다른 두 사람은 책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면서도, 함께 보내는 시간이 나쁘지만은 않아 이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혼자가 익숙해져 버린 두 남녀는 서로에게 일상의 한편을 내어줄 수 있을까? ‘로맨스 장인’, ‘멜로 눈빛’ 배우 이동욱과 임수정의 연기가 겨울잠에 빠진 연애세포를 깨운다. 겨울에 어울리는 포근한 영상미와 김현철의 ‘오랜만에’와 같은 OST 명곡들도 관객들의 과몰입을 유발하는 관람 포인트다. 올 연말 극장가의 유일무이 로맨스 영화가 퍽퍽한 일상에 찾아와 설렘 지수를 높인다. 12세 관람가. 103분.

■아줌마=싱가포르에 사는 58세 여성 ‘림메이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 온 그녀에게 삶의 낙이 생겼다. 바로 배우 여진구! 거실에는 하루종일 K드라마가 흘러 나오고 머릿속에는 ‘최애’ 여진구의 얼굴이 둥둥 떠다닌다. 아들과의 한국 여행을 앞두고 잔뜩 들떠있는 그녀에게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아들의 청천벽력 같은 선언이 전해진다. 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단단히 화가 난 그녀는 결국 여진구의 나라 한국으로 홀로 떠난다. K드라마 촬영지 투어를 위해 인생 처음으로 나 홀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꿈같은 시간도 잠시, 그녀를 두고 떠나버리는 관광버스? 엉성한 가이드 ‘권우’(강형석)로 인해 낯선 땅에 홀로 남겨진 그는 아파트 경비원 ‘정수’(정동환)를 우연히 만나 도움을 받는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 홀로 남겨진 그녀의 여행은 뜻밖의 인연들에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데...‘여진구’를 찾아 떠나온 곳에서 진짜 ‘나’를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아닌 나 자신을 마주하는 그녀를 만나 본다. 12세 관람가. 90분.

■괴물=일본의 작은 시골 마을.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어느날 갑자기 머리를 자르고,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는 미나토.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아닐까 아들을 살피는 그녀에게 미나토는 담임교사인 ‘호리’(나가야마 에이타)에게 체벌받아 왔다고 털어놓는다. 결국 용기를 내 학교를 찾아간 사오리.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데... 일본 최고의 각본가인 사카모토 유지, 세계적인 음악가 고(故) 사카모토 류이치 등 거장들이 뭉쳐 화제가 된 영화는 어른과 아이의 거짓말을 한 꺼풀씩 벗기며 관객들을 미궁 속으로 이끈다. 위기 가정 아동, 미혼모, 이복 자매, 비혈연 관계 가족 등 다양한 소수자들의 삶을 비춰온 고레에다 감독이 이번 작품을 통해 세상에 던지고 싶은 물음은 무엇일까?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12세 관람가. 127분.

김오미기자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