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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올해 도내 체불 임금 35% 증가, 엄중한 처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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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임금 체불액이 올 들어 대폭 늘어났다.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에 따르면 도내 임금 체불액 관련 신고 건수는 올해 3,414건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합의 등이 이뤄지지 못해 재판까지 간 사례는 753건에 이른다. 임금 체불액으로 보면 올해 3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급증했다. 임금 체불 사업장에는 음식업, 도소매업, 건설업뿐만 아니라 요양병원 등도 있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체불 규모가 심각한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지 않는 행위는 개인이나 한 가정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범죄다. 임금을 받지 못하면 교육비, 집세, 식비, 공과금 등 모든 것이 막힌다. 임금 체불이 곧 카드 돌려막기나 대출 연체와 같은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높아 최우선으로 해결돼야 할 사안이다.

임금 체불이 근절되지 않는 데는 솜방망이 처벌 탓이 크다. 현행 근로기준법의 체불 사업주에 대한 처벌조항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고작이다. 임금 체불로 인해 노동자와 가족들이 겪게 되는 고통에 대한 책임이나 배상이 전무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노동자가 합의만 해주면 체불 사업주가 처벌을 면할 수 있는 ‘반의사 불벌’ 조항도 남아 있다. 사업주들은 체불 임금 일부만 주고 노동자에게 합의를 종용해 형사 처벌을 피하는 부조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사업주를 상대로 임금채권 변제금을 강제 회수할 수 있도록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임금 체불 사업주 처벌 강화 법안들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 임금 체불 사각지대에 놓인 프리랜서·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 대책도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우리 법은 임금 체불을 형사 범죄행위로 다루고 있다. 노사 법치의 원칙은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근절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근로자에 대한 임금 체불은 심각한 범죄다. 근로자 자신과 가족 구성원의 생계가 달렸기 때문이다. 사업주들이 임금을 떼먹고도 버젓이 기업활동을 하도록 용납해선 안 된다. 임금 체불은 형법상 절도보다 더 죄질이 안 좋은 중대 범죄다. 경제 위기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기업이나 사업장이라도 월급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은 크게 잘못됐다. 노동의 가치를 왜곡하는 임금 체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고의적이거나 상습적으로 체불을 일삼는 악덕업주들은 점검·단속 차원을 넘어 엄정한 사법 처리로 강력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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