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직장인 이모(30)씨는 5개월째 매일 아침 출근때 마다 도시락을 챙기고 있다. 지난 여름 물가가 오르며 직장 주변의 식당들이 하나 둘 가격을 인상, 점심값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씨는 "처음에는 도시락 싸는 것이 막막했는데 노하우도 생기고 점심 시간을 알뜰하게 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며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 오는 동료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장인 박모(여·32)씨도 점심을 먹는 대신 간단한 간식으로 해결하나 굶기를 선택한지 오래다. 예전이라면 직장 주변 식당이나 일을 하면서 먹을 수 있는 간편스낵을 애용했지만 이제는 물가가 올라 그마저도 부담인데다 한 푼이라도 더 모아야 장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박씨는 "젊은 직장인들은 월급으로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빠듯하고 장래 준비를 생각하면 점심값에 돈을 쓸 마음이 나지 않는다" 고 했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직장인들 사이 굶거나 도시락을 직접 마련하는 등 새로운 풍속이 이어지고 있다. 치솟는 물가로 점심값마저 부담이 되자 도시락을 싸거나 아예 굶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달 도내 외식물가지수는 118.72로 전년동기 대비 5.25% 오르는 등 상승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는 등 물가안정에 나섰으나 뛰는 물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외식 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산품 물가 점검에 나서고, 농식품 수급상황실을 차관 직속으로 격상하는 등 조치를 강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