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오전 8시24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전날 오후 10시38분쯤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추정 미사일 1발을 발사한 데 이어 약 10시간 만에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쏜 것이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내년 8월 한미 연합 연습인 ‘을지자유의방패(UFS)’를 실시, 처음으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상정한 핵 작전 시나리오 훈련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한 반발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등만을 상정한 훈련을 해 왔고, 핵 사용을 전제로 한 훈련은 없었다. 양국은 북한의 핵 공격 시 공동 대응에 대한 총체적 지침을 담은 핵 전략 기획·운용 가이드라인을 내년 중 완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핵 위기 시 한미 정상이 즉각 통화할 수 있는 ‘휴대용 핵 핫라인’도 구축하기로 했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미 양국이 핵 사용을 가정한 군사훈련을 실시키로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이는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여러 형태의 한미 군사훈련은 역대 정권의 대북 정책에 따라 축소 또는 파행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군사훈련은 대북 협상용 카드로 남용돼선 절대로 안 된다.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도 확고한 준비태세 속에서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미 군 당국은 군사훈련 수행능력을 강화해 굳건한 대북 방어태세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정찰위성 발사 등 군비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기에 국가안보 차원에서 철통같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고 한미동맹을 한 차원 높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오늘날 국가안보는 이른바 포괄안보 또는 융합안보 시대다.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국가안보인 정치·군사안보 위주에서 지금은 경제, 에너지, 식량, 기후, 사이버, 감염병 등이 단일요소 또는 융·복합적으로 작용해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미동맹도 시대와 상황 변화에 따라 적응력을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강한 국방을 중심으로 한 군사안보와 안보동맹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 중심축이 절대로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한 도발과 위협이 상존하는 한반도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아울러 우리는 한미동맹을 잘 관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이 여전한 현실에서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군비 팽창으로 인해 야기되는 한반도 안보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한미동맹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는다면 우리의 안보 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