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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명 대표 피습, 정치 테러 근절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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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 선거 관련 일정으로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했다가 흉기 습격을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경찰 등 관계 당국의 신속한 진상 파악과 치료 지원을 지시했다. 무방비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만으로도 끔찍한 사건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누구를 상대로 하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유권자와 가까이 접촉해야 하는 정치인에 대한 물리적 공격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가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스스로 밝힌 사건인 만큼 철저하게 범행 동기와 배후 유무를 규명해 상응한 처벌을 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배후가 있다면 심각한 일이고, 배후가 없다고 해도 가해자의 정치 성향 등에 대한 섣부른 예단 없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치 테러는 과거에도 있었다. 2006년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섰다가 커터칼 피습을 당해 지금까지도 얼굴에 10㎝ 정도의 수술 자국이 남아 있다. 2022년에는 당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유세 도중 둔기로 머리 부분을 3차례 이상 맞았다. 칼이나 둔기가 아니더라도 주먹 가격이나 달걀 투척 등을 포함하면 정치 테러의 빈도는 훨씬 높다. 민주 정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요 중대한 해악이다. 윤 대통령과 여야가 한목소리로 이번 사건을 규탄하고 폭력행위 근절을 강조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번 사건은 극단적 대립이 일상화된 우리 정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진영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청산 대상으로 삼는 풍토가 퍼져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의 언어 폭력은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갈수록 극단화되고 있는 극렬주의자들의 팬덤정치가 정치폭력을 낳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더욱이 4월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되고 선거전이 과열될수록 정치폭력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개연성도 커진다. 이미 이 사건을 두고 각종 억측과 정치혐오를 담은 댓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여야는 이런 불상사가 다시는 재연되지 않도록 극한 대립을 자제하고 이번 사건을 어떤 정치 테러도 용납할 수 없다는 걸 확인하는 계기로 삼는 데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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