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다름’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동화 ‘혼자가 아닌 우리’

◇엄은희 ‘혼자가 아닌 우리’

평창 출신 엄은희 작가가 동화 ‘혼자가 아닌 우리’를 출간했다.

작품은 13살 소녀 ‘은지’의 시선으로 섬강을 낀 마을 ‘강일리’의 풍경을 담았다. 마을 사람들의 오밀조밀하고 속 깊은 이야기들은 깊은 공감과 온기를 전한다.

필리핀에서 온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은지의 콤플렉스는 곱슬머리다. 학교에는 곱슬머리를 놀려대는 짖궂은 친구들 뿐이고, 마을에는 또래보다 노인이 훨씬 더 많아 마음 붙일 친구를 사귀기도 쉽지 않다. 부모님이 일을 나간 사이 동생을 돌보는 것도, 수시로 괴성을 지르는 아래층 희원 삼촌을 챙기는 것도 은지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그러던 은지에게 레몬향을 풍기는 새로운 이웃이 찾아오면서 은지의 마음에도 차츰 따듯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제서야 은지의 눈에 가족들의 사랑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국에 온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엄마. 때로는 모질고 차가웠던 엄마의 모습은 은지 남매가 차별에 시달리지 않게 하려는 엄마의 노력이었다. 소란을 피우는 희원 삼촌을 보고도 차마 말릴 수 없었던 아빠의 우유부단한 모습은 동생에 대한 짙은 죄책감이었다.

다문화 가정, 고령화 사회 등의 사회적 담론을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은 아이들에게는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위로를 전한다. 실제로 결혼이주여성 자녀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오랫동안 해온 엄 작가는 섬세한 문장들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 속 아픔을 보듬는다.

엄 작가는 “하고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눈물부터 흘리는 은지에게, 꿈에서도 한국어를 연습하던 은지 어머니에게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책을 써내려갔다”며 “책을 읽고 난 독자들이 자기만의 철봉에 거뜬히 오를 수 있도록 글을 통해 용기와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고래책빵 刊. 101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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