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농가 인구가 역대 처음으로 14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도내 농가 인구 중 절반이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나 농촌 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2023년 도내 농가 인구는 13만9,699명으로 전년도 대비 4,734명 감소했다. 역대 최소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2022년 7만128명에서 7만1,868명으로 1,740명 늘었다. 전체 비중도 51.4%를 차지하며 사상 최초로 전체 농가 인구의 반을 넘었다. 반면 20~30대 청년 농가 인구는 2022년 1만336명에서 9,454명으로 882명 줄었다. 또 농업 수익의 악화로 도내 농가의 절반은 농업 이외에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겸업농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겸업농가 비율은 54.3%로 전국 평균(43.6%)보다 월등히 높았다. 농업 소득만으로는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연간 판매 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농가 비율은 67.2%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늘었다.
농촌이 위태롭다. 교통·의료·교육·복지 등의 사회 인프라가 열악하고 농사만으로는 먹고살기 힘든 탓이다. 우선 아이를 출산하기가 힘들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어 다른 지역으로 ‘원정 출산’을 가야만 하는 형편이다. 아이를 낳아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보육시설과 학교가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농사에 전념할 수 없고 자녀가 성장할수록 교육 걱정에 이농을 고민하게 된다. 사정이 이러니 농촌을 등지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신생아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농가 소득(2018년 기준)은 도시근로자가구 소득의 64.9%에 불과하다. 농가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 비율)도 심각해 2019년 현재 46.6%(국내 전체 14.9%)에 달한다. 농업·농촌을 이대로 내버려뒀다간 급속히 붕괴할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 갈수록 심화하는 고령화와 이농 등으로 농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후계 인력은 물론 당장 영농현장에서 일할 일손이 크게 부족하다. 이대로 손을 놓고 있다면 농촌 소멸 시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농촌이 무너지지 않도록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진용을 갖춘 22대 국회가 곧 출범한다. 여야도 합심해 쓰러져 가는 농업·농촌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다. 농촌이 붕괴되면 지방 소멸도 앞당겨진다. 지방 소멸이 확산되면 중앙과의 격차 악화로 국가 균형발전도 어렵다. 단순히 농업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농업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생산성을 올려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절실한 이유다. 농업은 식량 안보와도 직결된다. 농촌이 무너지면 식량 주권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농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농촌의 고충을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