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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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열 강원특별자치도의장

지방소멸이란 저출산과 고령화, 지방도시에서 대도시로의 유출로 인해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고 쇠퇴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단어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말이 됐고, 현재 지방이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전국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지만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 인구 자연감소와 수도권 인구 유출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2014년부터는 사망인구가 출생인구를 초월해 인구의 자연 감소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국가 평균보다 6년이나 빠른 현상이다.

강원특별자치도 18개 시·군 중 춘천, 원주를 제외한 16개 시·군이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그중에서도 횡성·영월·평창·정선, 4개 지역은 소멸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또한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 52%인 118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행정안전부는 2021년 8개 지표를 기반으로 전국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처음 고시했는데 도내에서는 태백·삼척·홍천·횡성·영월·평창·정선·철원·화천·양구·고성·양양 등 12개 시·군이 지정됐다. 이는 전국에서 인구감소지역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지방소멸의 가장 큰 원인은 모두가 공감하는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이다.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덧붙이자면 많은 전문가는 수도권 인구쏠림 현상을 학업과 취업을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지방소멸은 시작되었지만 이대로 손을 놓아버릴 수는 없다.

현상 방지를 위한 여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방소멸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차원에서 국가 전체적인 문제와 연관돼 있기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수도권 인구 유입은 노동시장의 공급 증가로 이어지면서 취업의 어려움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주택시장을 악화시키면서 비혼을 증가시킨다. 이는 저출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된다. 둘째, 지역 인구 감소는 지역 상권을 붕괴시킬 뿐 아니라 고령자가 증가하면서 복지 관련 공공서비스 비용이 상승하게 되고 이는 열악한 지방재정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공동체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위협요인이면서 다시 지역의 인구 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 바로잡을 최적의 방법은 바로 지방 균형발전이다. 지방은 실질적 자치권을 부여받고, 지역 스스로의 여건에 부합하는 발전전략을 꼼꼼히 수립해 지역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지방자치 3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지방정부의 정책이 많이 성숙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권한이 중앙에 한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주민의 관점에 서서 시대와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를 풀고 혁신하는 것이야말로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규제 혁신이란 지역의 일은 지역이 책임을 갖고 스스로 일할 수 있을 때 발생한다.

이는 혼자만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자치단체 모두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 완전한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이 곧 국가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란 확고한 인식을 갖고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금 당장 지방소멸 위기를 해소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추진한다면 지방분권 강화와 균형발전이라는 지방자치가 실현될 것이라 확신한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성공적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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