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을 이길 수 없듯이 아무리 큰 선박이라도 자연을 이길 수 없다. 특히, 소형어선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해양안전심판원에서 발표한 해양사고 통계를 보면 지난 5년간(2019~2023년) 총 504건, 연평균 100건 이상의 해양사고가 기상특보 시 발생하였으며, 사고의 종류는 침수, 전복, 침몰사고가 44.3%를 차지고 있다. 이러한 해양사고는 선박의 전손(total loss)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를 필요로 한다. 기상특보시에 가능한 출항을 자제하고 신속히 피항 등의 조치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양사고 예방의 지름길은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다. 전복, 침몰 등의 해양사고 원인을 분석해 보면 의외로 기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 안전수칙이란 고차원의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중요한 이야기다. 바다에는 육지와 달리 주유소가 없다. 연료가 부족하면 기관이 정지되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바다에는 수리·정비할 곳도 없다. 배가 이상징후를 보일 때 바로 조치할 수 있는 곳이 없어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은 선박의 안전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안전수칙의 첫 번째는 출항 전 사전점검, 출항 후 주위 경계를 꼽는다. 출항 전 항로와 조업구역의 기상 확인, 선박의 이상 유무 점검은 출항 준비의 시작이다. 이를 위해 공단 동해지사에서는 선박검사업무 수행과 별도로 ‘출항 전 사전점검, 출항 후 주위경계’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캠페인에서는 해양사고 사례 전파와 지사 제작 출항 전 사전점검 홍보물 및 구명조끼 등 안전물품을 보급하고 있다.
안전수칙의 두 번째는 과적, 적재 불량 상태 점검이다. 어선의 어획물과 어로설비는 정해진 위치에 탑재하여야 하며, 승인된 적정 무게 이상의 화물, 어획물, 어구 등을 실어서는 안 된다. 또한, 적정 무게 이하일지라도 한쪽 편에 쏠리도록 탑재하는 적재 불량은 과도한 트림이나 큰 횡경사를 일으켜 전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 예방을 위하여 선장이 꼭 점검해야 할 항목이다.
기관 간 협업 그리고 선박종사자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봄철 성어기를 맞아 공단에서는 지난 3월20일부터 4월30일까지 ‘해양안전특별대책본부’를 운영하여, 경영진이 직접 해양 안전 캠페인·간담회에 참석하고 안전점검도 실시했다. 또 동해지사는 해양경찰청 및 지자체 등의 기관과 협업하여 취약선박에 대한 합동점검, 선주단체 간담회 실시 등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힘을 쏟았다. 이러한 기관들의 노력이 해양사고 예방의 성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박종사자의 안전수칙을 지키기 위한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 실천이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