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의협 집단 휴진 결의, 끝까지 환자들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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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8일 하루 동안 전국 개원의까지 참여하는 집단 휴진을 하기로 결의하자 정부가 개원의들에게 진료명령과 휴진 신고명령을 발령하기로 했다. 따라서 각 시·도는 관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18일 진료명령을 내리고, 이날 휴진하려는 의료기관은 사흘 전인 13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진료 거부는 국민과 환자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내야 하는 것은 정부에 부여된 헌법적 책무로서 집단 진료 거부에 단호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강경한 대처를 예고했다.

전체 의사 집단 휴진은 2000년, 2014년, 2020년에 이어 4번째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도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할 예정이라 의료 공백이 더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개 대학이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의협 방침에 따르기로 결의해 의료계 집단행동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대 증원 확정 이후 의료 공백 사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의정 갈등이 되레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2025년의 의대 증원은 확정됐다. 하지만 의사들은 ‘총력 투쟁’ 선언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 2026년의 의대 정원에 대해 정부와 논의하고 의료 정상화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이제라도 집단 휴진 겁박을 멈추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필수·지역 의료 강화 등 4대 의료 개혁 방안을 놓고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집단 휴진 예고로 환자, 보호자들의 근심이 더 깊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의정 갈등이 112일째 장기화하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진료 파행이 중소형 병원으로까지 번질까 노심초사하며 집단 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환자를 볼모로 한 의료계 집단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과 불안을 헤아려 본다면 휴진은 내릴 수 없는 결정일 것이다. 하지만 환자 생명이야 어찌 되든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집단 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어 실망감이 크다. ‘무슨 일이 있어도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잊지 말자.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환자 곁이며 환자들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집단 휴진에 들어간다면 여론은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다. 의사들의 진지한 성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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