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손바닥에 난 금을 ‘손금’이라 부른다. 한 사람의 생(生)을 확인할 수 있다는 손금을 들여다 보며, 우린 우리 앞 닥칠 앞날을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손금이 보여주는 세상만으로 흘러가기만 한다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춘천 출신 김승욱 시인은 시집 ‘손금을 본다’를 펴내며, 손금이 보여주는 운명 보다 더 나은 하루가 펼쳐지길 기도한다.
시집은 총 3부로 구성 됐으며, 김양선 한림대 교수가 ‘병과 마주하며 비로소 보인 것들에 대한 기록’을 주제로 한 발문도 담겼다. 성실한 가장이자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온 김 시인은 어느 날부터 병마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원망과 슬픔, 절망의 시간을 보냈지만, 이후에는 지나온 삶과 주변을 돌아보며 성찰을 시작했다. 그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시를 쓰는 꿈을 되찾게 되고, 외롭고 서글픈 투병의 시간을 지나 세상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거듭났다.
자신의 아픈 몸을 들여다 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한 김 시인은 앞으로 만들어 갈 자신의 건강한 날들을 꿈꾼다. 후회만 남게 되는 날들의 연속이지만, 그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 만들어 준 것에는 아낌없는 사랑을 준 어머니와 가족들 그리고 편견없이 자신을 바라봐주는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 여긴다.
김승욱 시인은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의도했든 혹 의도치 않았든 가족과 주변 분들의 수많은 배려와 친절들이 저의 부족함을 메워 왔던 것 같다”며 “오늘도 당신의 손금보다 나은 하루가 되시길 빌어 본다”고 전했다. 한편, 김 시인은 고등학교까지 춘천에서 성장했으며, 1989년 아주대 영문과에 입학, 문학동아리 ‘소금꽃’에서 활동했다. 1996년부터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 및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에서 근무했다. 파란 刊. 137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