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경훈 작가가 오는 26일부터 원주문화원 전시실 1층에서 ‘구상과 추상의 변주곡’을 주제로 전시를 선보인다.
정 작가는 그간 사실과 추상의 사이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그는 주제의 엄격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질서를 표현하고자 언제나 이성적인 태도에 입각해 기술적인 능력을 활용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사실과 재현이라는 지루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술적인 능력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약간의 만족감과 자기도취에 빠져드는 오류를 경험하게 되고, 더 나아질 것이 없다는 한계에 빠지게 된다. 이후 그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자연적 조형언어와 내적 감성에 귀를 기울여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비로소 탄생한 것이 바로, 새로운 조형질서인 ‘구상’이다.
그는 노동과 추상을 버무려 놓은 새로운 공간에서 운율과 리듬감을 불어 넣으며 딱딱했던 화면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어 재현을 테마로 설정하고 덧 입혀진 추상적인 공간에 주제를 더 돋보일 수 있도록 했다. 정 작가가 만들어 낸 진실 되고 거짓 없는 작품의 화면 속에 서정적인 추상성까지 가미 돼 더욱 눈길을 끈다. 이처럼 그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으며, 작업 세계를 계속해서 확장 시키고 있는 중이다.
정경훈 작가는 “화면의 견고한 질서와 시각적 주목성을 위해 화면의 이중구조, 중복성을 자주 이용했다”며 “적절한 해체와 재조립은 회화성이 한층 깊어지는 화면을 경험하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