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출마 했을 때 강원도 사람들이 매일같이 함께 뛰어 줬지요. 당선되고도 '우리는 자주 못 봐도 좋으니 주민들에게 잘하라'고 늘 말해줬습니다. 타지에서 고생했던 매 순간, 함께 견뎌 준 고향 사람들을 어떻게 잊을수 있겠습니까"
고향인 영월을 떠난지 벌써 50여년이 지났지만 한창화 경상북도의원(포항)에게 '강원'이라는 두 글자는 언제나 가슴뭉클하게 다가온다.
꿈을 안고 정치에 투신한지도 어느덧 14년. 이제 당당한 지역의 4선 광역의원으로 경북도의회를 대표하는 의장 경선에 뛰어들 정도로 성장했다.
한 의원은 "제 지역구가 농촌지역이다 보니 지역구 면적이 포항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나게 넓다"며 "이곳에 정착한 강원인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줬고, 원래 지역주민들도 호응을 해주면서 좋은 결실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응원·격려해주신 덕분에 '욕안먹는 정치인이 되자'는 제 신념을 실천할 수 있었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맙다. 지금도 출향인 행사에 가면 '여러분이 없었다면 제가 없었다'고 늘 말한다"고 했다.
역시 영월 출신의 윤종복 서울시의원에게도 '강원'은 늘 특별하다.
윤 의원은 "군대 제대하고 빈 손으로 남산에서 하룻밤 노숙을 했는데 새벽에 서울시내를 내려다 보면서 저기에 '땅 한평 살 수 있겠나' 생각을 했다"며 "마침 지나가는 청소차에서 흘러나오는 '새벽종이 울렸네' 노래를 듣고 ‘나도 한번 해보자’ 하고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오랜 노력 끝에 그는 재선 종로구의원을 역임하고 2년전 서울시의회에 입성했다. 1948년생으로 서울시의회 최고령이다.
윤 의원은 "강원도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강원도 특유의 사고방식으로 가다 보니 사람들이 오히려 좋아해준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마음속엔 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다.
인제 출신 김윤선 용인시의원은 인제군 남면 가로리에서 국민학교 재학 중 소양강댐으로 마을이 수몰되면서 11살 때 경기도로 이사했다. 그는 "강원도에 가게 되면 일부러라도 고향 땅 위에 자리한 인제대교를 지나가는 등 늘 고향을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의 고향 사랑은 지역과의 인적·물적 교류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선 출신의 이인규 경기도의원은 모교인 함백중에서 진행한 '명사초청특강' 프로그램에 참여해 후배들에게 강연을 펼쳤고, 정선인재육성재단 컨설팅을 진행했다. 교장 역임 등 교육자 출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고향을 위해 활용한 것이다.
평창 출신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포항)은 "평창초교를 졸업했고, 평창중 3학년까지 다니다가 경기도로 이사를 갔지만 어릴적 친구들과 아직도 활발하게 연락하고 지닌다. 매년 동문 체육대회에 참석하고, 고향사랑 기부금도 냈다"고 애향심을 드러냈다.
원주 출신의 박현수 수원특례시의회 의원은 "초중고, 대학은 물론 직장까지 마치고 수원에 정착했는데 지역 출향인 단체를 중심으로 원주에서 열리는 옥수수축제나 댄싱카니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역시 원주 출신의 윤미현 과천시의원은 '캠핑양구' 및 의회간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고, 영월 출신 엄성은 고양시의원은 고성 산불 지원, 지역 축제 참여 등에 적극적이다.
한편 강원일보는 향후 강원 출신 선출직 인사들의 면면과 사연을 연속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