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임대차 2법 4년 만기를 앞두고 강원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뛰고 있다.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의 만료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0년 7월 계약, 2022년 7월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들이 이달 말 갱신이 끝난다. 이에 계약 만기된 전세 매물이 올 하반기에 나오면 전세가격이 한꺼번에 오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기준 강원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0.3으로 전주 대비 0.02% 상승했다. 올 들어 가장 높다. 강원지역 전셋값은 올 4월 다섯째 주 99.9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올라 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 상승 국면에 진입하고도 전세가격 상승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수급 측면에서 물량이 적어 공급자 우위 시장이 굳어져 불안하다. 최저 연 1%대 금리의 신생아 특례 전세대출 등 저리의 정책자금 지원도 상승세의 불씨가 됐다.
전셋값 상승을 마냥 방치하다 그 불길이 전세 대란을 넘어 집값 과열로 비화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전셋값 급등은 빌라·오피스텔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몰리고 있어 전세 품귀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강원지역 2022년 하반기 전세 갱신요구권 사용건수는 390건으로 2021년 하반기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세 대신 매매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실제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올해 1∼5월 강원지역에서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을 구입한 사람은 5,522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11명보다 72%(2,311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최근 “임대차 2법이 현재 전체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민 주거안정 취지로 도입된 임대차법이지만 도리어 시장 혼란과 왜곡을 야기해 서민의 시름과 고통을 키우고 있는 만큼 개선이 요구된다. 재계약을 앞둔 기존 임차인이나 신규 수요자를 가리지 않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전세가뭄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기는 힘들다. 아파트 전세 쏠림 등 수급 불균형도 과소평가할 수 없다. 우선 세입자들이 전세 사기 공포로 기피해 온 빌라나 다가구주택과 오피스텔 등으로 옮겨 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동산시장은 단기 정책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장·단기 안정책을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