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경기 파주 이틀간 350.2㎜ '물폭탄' 비상 3단계 가동…전국 8개 시도 585세대 887명 긴급대피

서울·인천·경기남부 최대 150㎜↑…충남북부 120㎜↑
서울시 하천 29개·동부간선 등 도로 3곳 출입 통제
경기 양주 백석읍 산사태로 옹벽 무너져 주택 덮쳐
오산시 오산천 인근 주민대피명령…매홀초로 대피

◇18일 새벽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나무가 차량 위로 쓰러져 있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밤 사이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중부지방에 또 다시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1시간에 100㎜ 이상 퍼부었던 경기 파주엔 18일 오전 2시 11분부터 1시간 동안 75.1㎜ 호우가 또 내렸다.

파주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총 350.2㎜ 오는 등 중부지방의 경우 최근 이틀간 특히 많은 비가 쏟아졌다.

경기도는 집중호우로 도내 전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18일 오전 8시 30분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단계를 1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비상 3단계 가동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3단계 격상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안전관리실장을 통제관으로 호우 상황을 관리하고, 행정1부지사가 총괄관리를 하게 된다. 도내 31개 시군에서는 4천245명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현재 파주·포천·연천·양주·동두천 등 5개 시군에는 산사태 경보가, 남양주·의정부·하남·구리·가평·김포·고양·연천 등 8개 시군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현재는 강수 집중 구역이 경기남부와 충남북부로 옮겨진 상태다.

◇1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에서 주택가 도로가 침수되어 있다. 2024.7.18 [독자 제공]

오전 7시 42분 기준 1시간 강수량을 보면 경기 화성(향남읍) 52.5㎜, 용인(기흥구) 36.5㎜, 수원 35.0㎜, 이천 33.7㎜ 충남 서산 26.5㎜ 등이다.

이날 대부분 지역에 장맛비가 오겠으나 수도권·강원내륙·충청 등 중부지방과 전북북서부 등 중부지방과 접한 지역엔 호우가 쏟아지지만, 남부지방은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많겠다. 특히 전남과 제주 등은 폭염이 예상된다.

비를 뿌리는 구름대 폭이 좁아 날씨가 '극과 극'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수도권은 오후까지, 충청은 늦은 오후까지, 강원내륙·산지는 저녁까지 시간당 30~60㎜, 최대 시간당 70㎜ 이상씩 비가 오겠다.

또 전북에 늦은 오후까지 시간당 30㎜ 내외, 광주와 전남북부에 같은 시간 시간당 20~30㎜의 호우가 내리겠다. 경북내륙도 오전과 오후 사이 시간당 20~30㎜씩 비가 올 때가 있겠다.

19일은 충청과 남부지방에 주로 비가 내리고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가끔 내리는 정도겠다.

19일 새벽 호남과 경상내륙에 시간당 20~30㎜ 호우가 예상된다.

◇서울 전역에 호우 경보가 발효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교 아래 불광천과 홍제천 산책로가 통제되고 있다. 2024.7.17 사진=연합뉴스
◇서울 전역에 호우 경보가 발효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교 아래 불광천과 홍제천 산책로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전 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 내부순환도로 성수방향 일부 구간(마장∼성동), 증산교 하부 도로 교통도 통제됐다.

서울 시내 29개 하천과 둔치주차장 4곳도 진입도 통제됐다.

이날 오전 7시 10분부터는 잠수교 보행자 통행이 중단됐다. 잠수교는 수위가 5.50m를 넘을 경우 보행자, 6.20m를 넘을 경우 차량 통행이 중단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위가 5.50m를 넘지는 않았으나 선제적으로 조치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전날 밤 11시부터 강우 상황과 관련해 '주의' 단계인 1단계를 발령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가 시 공무원 382명과 25개 자치구 3천94명이 폭우에 대비한 상황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밤 11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지하차도 9곳에 대해 배수로를 청소했고 98곳에 담당자를 배치했다. 이 밖에 빗물받이 시설을 청소하고 점검했으며, 산사태·도로 사면·포트홀·대형 공사장·공원·문화재를 점검했다.

빗물펌프장 18개소도 가동 중이다. 청계저수지와 서울숲 등 호수 5곳에서는 가용부지에 일시적으로 빗물을 저장하는 '10cm 빗물 담기' 활동을 통해 2만t(톤)을 저류했다.

◇산사태 덮친 주택[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앞으로 더 내릴 비의 양은 수도권·서해5도·강원내륙·강원산지·충청·호남 30~100㎜(경기북부 최대 180㎜ 이상, 서울·인천·경기남부·전북 최대 150㎜ 이상, 강원내륙·강원산지·대전·세종·충남·충북북부 최대 120㎜ 이상), 경북북부·대구·경북남부·부산·울산·경남 30~80㎜(경북북부 최대 120㎜ 이상), 강원동해안·울릉도·독도 20~60㎜, 제주 5~40㎜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

강풍특보가 내려진 중부서해안을 중심으로 18일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강풍이 불겠으니 이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7시 30분을 기해 수도권 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고 밝혔다.

대전, 세종, 전북 지역의 위기 경보 수준도 '경계' 단계로 높였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지역은 '심각',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경북, 전북은 '경계',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전남, 경남, 제주는 '주의'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산사태 위기 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네 단계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상황판단 회의를 거쳐 중부지방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격상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앞서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긴급재난문자, 마을 방송 등에 귀 기울여 주시고, 유사시 마을회관, 학교 등 안전한 곳으로 신속하게 대피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는 호우로 8개 시도, 36개 시군구에서 585세대 887명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18일 오전 5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호우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현재까지 대피한 인원은 전남 219명, 경남 134명, 경기 118명, 충남 77명, 경북 30명 등 총 887명이다.

경기 파주에서는 11세대 45명이 홍수 위기 경보에 따라 사전에 대피했고, 경기 김포에서는 8세대 37명이 급경사지 위험지역으로부터 미리 대피했다.

경북 문경에서는 19세대 35명이, 충남 부여에선 18세대 24명이 마을회관과 친인척집 등으로 몸을 피했다.

충남 논산에서는 축사 붕괴로 1명이 사망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 피해인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 2시 25분께 경기 양주시 백석읍에서는 산사태로 옹벽이 무너져 주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주택 일부가 무너지면서 이재민 2명이 발생해 대피했다. 해당 옹벽은 인근 공장에서 옹벽용으로 시멘트 블록을 쌓아놓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관계 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전날 오전 0시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양주 백석읍 지역에는 271㎜의 비가 내렸다.

오전 3시께는 화천에서 낙석으로 해도로가 차단됐고 철원에서는 오전 5시 27분께 나무가 넘어졌다. 앞서 오전 4시 48분께는 연립주택 지하실에 물이 들어차기도 했다.

◇무너진 옹벽[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또 이날 오전 9시 20분을 기해 오산시 오산천 인근 주민에 대해 주민대피명령이 발령됐다.

시는 안전재난문자를 보내 "오산천 인근 궐동 주민은 매홀초등학교 대피소로 대피하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이어 "오색시장 일대 주민은 오산고등학교로 대피 및 차량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8시 50분을 기해 오산천 탑동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오산천의 홍수경보 발령 기준수위는 4m이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수위는 대홍수경보 기준수위(4.20m)를 넘어선 4.86m이다.

◇장맛비가 내린 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천 잠수교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호우로 경기와 전남에서는 각각 47건, 161건의 주택 침수가 발생했다.

강원에서는 토사유출 2건이 발생했고, 전남에선 279ha 규모의 벼가 침수됐다.

소방에서는 이날 오전 4시까지 인명구조 6건을 포함해 총 1천91건의 구조·안전관리 활동을 했다.

현재 경기 37곳과 서울 2곳 등 총 47개의 도로·지하차도가 통제된 상태다.

지하철은 경원선 덕정역∼연천역과 경의선 문산역∼도라산역 등 2개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

다도해국립공원과 북한산국립공원 등 6개 국립공원 305구간도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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