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적한 마을, 이제는 이웃집 김씨 아저씨가 혼자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2023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10가구 중 4가구가 1인 가구라고 한다. 이 수치는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의 증가를 뜻하는 것 이상이다. 1인 가구는 이제 사회적 현상이자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1인 가구는 왜 늘어날까. 첫 번째 이유는 고령화다.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23.9%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고령 1인 가구의 비중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혼자 사는 노인이 많아지는 것은 자녀들이 도시로 떠나거나 독립해 부모 세대가 홀로 남게 되는 현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1인 가구의 급증이 단지 고령화 때문만은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과 가족에 대한 인식 변화도 원인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결혼이나 자녀 양육보다는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경제적 부담과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결혼이나 자녀 계획은 점점 뒤로 밀리게 된다. ▼1인 가구의 장점도 많다. 즉, 1인 가구가 주는 자유는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원하는 때에 식사하고, 관심 있는 취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많다. 이와 동시에 외로움과 고립의 위험도 커진다. 사회적 관계가 부족해지면서 정신적, 정서적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령 1인 가구의 경우, 건강 문제나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1인 가구의 증가를 사회문제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의미할 수 있다.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이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들이 사회적 고립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1인 가구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 흐름 속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는 요즘이다. ‘혼자’라는 단어가 외로움이 아닌, 자유와 자아실현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 그날이 올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