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6일 "오늘 있었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현장검증과 오는 9일 있을 방송 장악 청문회는 여러 가지로 위법적인 요소가 많아 보인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야당이) 현장 검증과 자료 열람 목적으로 와서는 여당이 없는 가운데 불법적 상임위를 열어 협의 아닌 질의를 하며 증언을 청취하려 하는 등 행정부의 권한과 권위를 침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국회 과방위의 청문회 증인 출석 요청과 관련해서도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심판,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관련 가처분 등 소송이 진행 중인데 피고발인들을 데려다 놓고 취조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며 불출석을 예고했다.
그는 증인출석요구서 송달 과정에도 법적 하자가 있다며 이미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고도 했다. 사유서에는 "절차와 형식의 미흡으로 정당한 증인 소환 절차라고 보기 어렵고, 당일 별도 예정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고 적었다.
대법원 판례(2021도2748)에 따르면 증인출석요구서도 먼저 해당 증인의 주소 등을 확인해 그리 송달돼야 하고, 그 장소를 알지 못하는 때에만 근무 장소로 송달해야 한다. 또 요구서는 출석요구일 7일 전 증인 주소 등에 송달돼야 한다.
이날 과방위 야당 의원들의 현장검증과 관련해 방통위 내부에서 부당한 일정이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야당 의원들이 (방통위 전체 회의가 열리는) 심판정에서 대기를 할 수는 있지만 과방위원장이 방통위원장 자리에 앉아 질의를 하는 것도 문제가 있었고, 질의 내용 자체도 신성한 심판장을 정치적 배설구로 만든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국정감사나 상임위 중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서 현장에서 상임위를 여는 경우는 있지만, 이날 현장검증은 여당이 없는 가운데 사실상 야당이 단독으로 증언을 청취하려 하는 상임위를 했다는 주장이다.
또 야당이 '불법적인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대한 현장검증'이라고 일정 제목을 붙인 것도 임의로 재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검증이라는 핑계로 와서 청문을 했다.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우리가 제출 못 하는 사정을 이야기했으면 그걸로 끝인 것"이라며 "청문회의 경우도 여러 소송이 진행 중인데 이해당사자들에게 증언시킨다는 게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