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택시요금이 인상된 뒤 첫 주말인 지난 10일 밤 10시45분께 춘천 강원대 후문 먹자골목 입구. 할증 적용 시간대인 밤 11시까지 15여분을 앞두고 대학생 등 젊은층들은 택시 승하차장에 속속 도착했고, 이에 발맞춰 집을 가려는 시민들도 서둘러 택시를 잡고 있었다. 30% 할증 적용 시간인 자정이 되자 후문 입구에는 빈 차 표시등을 켠 택시들이 줄지어 있었다. 적게는 10분에서 길게는 20분동안 택시들 승객 태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법인택시 기사 황모(60대)씨는 “휴가철이긴 하지만, 보통 강원대 후문 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10분정도 대기하면 손님을 태우는데, 요즘에는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2년 전 인상 때도 비슷했지만, 올해는 고물가 이슈까지 더해져 더욱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박모(69)씨는 “그동안 택시요금이 수도권보다 낮아서 오르긴 올라야 했었다”면서 “인상된 요금에 적응하려면 수개월은 걸리기 때문에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자정께 만난 시민 5명 중 4명은 인상된 택시요금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대학생 최모(20)씨는 “보통 할증시간 집까지 택시를 타면 8,000원가량 나오는데 최근에 탔을 땐 1만원이 나와 걷거나 전동킥보드를 대여해 귀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히려 무더위에 택시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모(여·22)씨는 “주말만 되면 택시 대기 줄이 길어 더워도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택시가 줄 지어 서 있으니 오히려 편해졌다”고 했다.
한편 도내 택시 기본요금(2㎞까지)은 지난 5일부터 현행 3,800원에서 4,600원으로 800원 인상됐다. 심야 할증도 오전 0~4시에서 1시간 앞당겨져 밤 11시부터 시작됐다. 거리운임(2㎞이후)은 133m당 100원에서 131m로, 시간요금은(15㎞/h) 33초당 100원에서 31초로 줄었다. 할증요금은 기존대로 20% 증액돼 5,520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0시~새벽 2시에는 할증요금이 30%를 적용해 이시간 요금은 5,980원부터다.